웅진코웨이 매각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웅진그룹주들이 동반 하락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웅진코웨이의 매각으로 유입되는 자금이 7,000억원 정도에 그쳐 기대보다는 매각에 따른 유동성 개선 효과가 낮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웅진홀딩스는 전 거래일보다 1.21%(70원) 하락한 5,730원에 거래를 마쳤다. 웅진코웨이는 장중 한때 5% 이상 급락하기도 했지만 점차 낙폭을 만회하며 0.58%(200원) 하락한 3만4,450원에 마감했다. 또 웅진에너지와 웅진케미칼도 각각 1.92%, 0.69% 하락하며 약세를 보였다.
이날 웅진그룹주들이 일제히 하락한 것은 웅진코웨이 매각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진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웅진코웨이는 당초 GS리테일에 1조2,000억원 수준에 매각될 것으로 전망됐으나 지난 13일 중국 콩카(KONKA)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매각 방향이 180도 전환됐다. 중국 콩카그룹은 웅진그룹과 각각 지분율 55%, 45%를 보유한 조인트벤처를 홍콩에 설립한 뒤 웅진코웨이 지분을 매입하는 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아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중국 콩카의 경영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데다 합작법인이 어떻게 운영될 지 확실치 않은 상황”이라며 “단기적으로 웅진코웨이의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평가했다.
웅진그룹의 신규투자 기대감도 사라졌다는 평가다. 웅진그룹은 당초 5,000억원 가량을 태양광 사업투자에 사용할 계획이었지만 중국 콩카에 매각할 경우 유입되는 자금은 재무건전성 개선에 모두 사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준섭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콩가그룹과 조인트벤처를 통해 설립한 회사에 웅진코웨이를 매각한다면 대략 7,000억원 안팎의 자금이 유입되는 데 그친다”며 “차입금 상환과 계열사인 극동건설의 유상증자, 웅진코웨이가 보유한 웅진케미칼 지분인수 등에 사용하면 웅진폴리실리콘에 대한 설비 증설 등에 투자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웅진그룹은 현재 연결기준 순차입금이 약 1조6,000억원 수준이며 내년까지 약 4,800억원의 차입금 만기가 예정돼 있다.
최근 증시에서는 인수합병(M&A)과 관련해 매수 주체에 따라 해당 기업의 주가가 출렁거리는 양상이 잇달아 연출되고 있다. 하이마트는 지난달 25일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에 7% 이상 급락했지만 지난 4일 롯데쇼핑으로 우선협상대상자가 변경되면서 11.15% 급등했다. 또 쌍용건설은 지난 13일 매각을 위한 2차 예비입찰에 이랜드가 단독으로 예비견적서를 내면서 시너지가 낮다는 평가로 4.64% 가량 하락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회사 가치를 높여줄 수 있는 주체가 매수를 한다면 투자 유인이 크지만 시너지가 낮거나 검증되지 않은 기업이 매수를 한다면 시장에서 우려감이 발생하는 것”이라며 “결국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 하는 딜이 성사될 경우 디스카운트 요소가 발생하며 주가에 부담을 주게 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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