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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자녀에게 매질 못한다

수년 간 영국 사회에서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가정 내 자녀 체벌 문제가 마침내 금지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영국 정부는 최근 어린 소녀가 고모할머니의 매질로 숨진 사건을 계기로 어린이들을 체벌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새 법안을 다음 주 있을 여왕의 연설 내용에 포함시킬 계획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의 일요판 옵서버가 16일 보도했다. 이는 대다수의 의원들이 자녀 체벌 금지에 찬성하는 등 입법 분위기가 마련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집권 노동당 하원의원들은 이와 관련, 내년 도입될 예정인 `어린이 보호 법안`에 부모들의 매질을 불법화하는 내용을 추가한 수정안을 제출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데이비드 힌치리프 하원 보건위원장은 “학급 당 한 명은 가정폭력을 당하고 전국에서 일주일에 어린이 한 명 이상이 부모나 양육자의 손에 희생되고 있다”며 “남편의 아내 구타 금지 입법 조치가 여성 지위 향상을 가져온 것처럼 어린이 체벌 금지법은 또 다른 가정폭력을 근절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힌치리프 위원장은 18일 이 같은 내용의 프리젠테이션 법안을 공개, 적절한 방법의 훈육이라는 핑계 아래 부모들의 징벌 권리를 보장하려는 어린이 보호 법안 내 조항의 폐지를 호소할 계획이다. 힌치리프 위원장은 자녀 매질 문제에 대해 의회 내 자유투표가 허용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이 경우 노동당 의원 대다수가 지지할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체벌 금지 입법이 실현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했다고 옵서버는 전했다. 영국 정부는 그동안 부모들의 행위를 간섭한다는 비난의 목소리를 우려, 어린이 폭력 금지법 제정에 적극 나서지 못해 왔으며 의회에서도 여러 차례 입법이 시도됐으나 여론의 반대 등에 부딪쳐 무산된 바 있다. 지난해 영국에서 발표된 한 연구결과는 사랑을 담은 가벼운 수준의 체벌이 어린이에게 해가 된다는 증거는 없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물리적 징벌은 어린이의 행동을 교정하는 데 효과가 없을 뿐 아니라 통계 결과 체벌을 가하는 부모들은 이후 더 심각한 폭력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결론지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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