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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올해 국내경기 흐름에 대한 전망을 당초의 '상저하고'에서 '상저하중'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상저하고는 경기가 상반기에 바닥을 다진 뒤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회복세를 타는 것을 뜻하는데 최근 유럽발 위기의 강도가 생각보다 강하고 길게 진행되면서 하반기 회복세가 기대치보다 미약할 것으로 판단, 상저하중으로 회복세를 낮춘 것이다.
정부는 특히 유럽발 위기의 강도가 지금보다 더욱 거세지면 최악의 경우 '상저하저'까지도 가능하다고 보고 다음달 확정할 하반기 경제운용계획의 밑그림을 적극적인 경기대응의 방향으로 다시 그릴 방침이다.
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는 21일 "유럽 문제 등을 고려할 때 올해 하반기 경기회복 속도와 기울기가 연초 기대치보다 다소 낮아질 수 있겠다"며 "하반기 경기가 상저하중이나 상저하저로 흐를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가운데 상저하저 가능성은 매우 낮은 반면 상저하중 가능성은 비교적 높다"며 "상저하중이 될 경우 경기회복 속도를 높이기 위해 하반기 살림을 어떻게 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에 따라 기업과 가계 등 민간부문의 투자ㆍ소비를 이끌어내기 위한 규제완화 및 인센티브 마련방안 등을 놓고 정책적 검토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재정부의 또 다른 관계자는 "이달 말까지 산업계의 300여개 협회와 전국 지방자치단체로부터 기업들의 투자를 저해하는 문턱을 없애는 규제완화 대책(일명 스몰볼 대책 시리즈)을 계속 내놓을 것"이라며 "이후 하반기에 내놓을 또 다른 규제완화책은 없는지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하반기 재정 방향을 일부 조정하더라도 추경(추가경정예산) 편성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에 따라 정부의 하반기 재정운용 밑그림은 정부가 나랏빚을 내 억지로 돈을 더 풀기보다 기존 재원을 십분 활용해 집행효과를 높이는 방향으로 그려질 예정이다. 예산을 책정해놓고도 사용하지 않는 불용액을 최소화하고 경기진작을 위해 보다 시급한 부문에 예산집행을 집중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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