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신용경색 여파로 아시아증시가 다시 급락하면서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시장 급락세에도 불구하고 국내 펀드로 자금 유입이 계속되고 있으나 해외펀드는 순유출이 확대되고 있어 펀드시장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외 펀드 자금 흐름 차별화=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주(17~23일) 국내 주식형 펀드로는 8,000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고, 해외펀드로는 170억원 순유출이 기록됐다. 해외주식형 펀드에 주간 순유출이 나타난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처음이다. 시장 변동성 확대는 같지만 국내 펀드는 시장 밸류에이션 매력도의 증가에 힘입어 자금유입이 확대됐으나 해외펀드는 순유출로 반전됐다. 아시아시장과 선진시장의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감 속에 지난해 급부상한 이머징마켓에서 환매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평가다. 박승훈 한국투자증권 자산전략부 연구원은 “국내 펀드는 밸류에이션 매력이 증가하면서 선호도가 증가하고 있지만 해외펀드는 투자자를 유인할 만한 주도 펀드가 등장하지 않아 활발한 자금유입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해외펀드 유출 확대될까=글로벌 신용경색의 여파가 이머징시장에까지 미치면서 관련 증시가 급락했고 이 여파로 펀드 유입액과 수익률이 급감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주 아시아ㆍ이머징유럽ㆍ인도 등 자금 유입세가 꾸준했던 펀드로까지 순유출로 반전했고 중국펀드의 순유출 현상은 전주 800억원 수준에서 1,000억원 수준으로 더욱 확대됐다. 자금 유입이 꾸준했던 브릭스펀드로의 자금 유입도 이달 초의 3분의1 수준으로 주춤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양호했던 이머징 투자 펀드 수익률도 크게 악화됐다. 지역별 주간수익률 최하위는 마이너스 13.4%를 기록한 인도네시아였고 인도(-13.3%), 브릭스(-9.2%), 이머징(-8.3%) 등 이머징 시장의 폭락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지난해 상승장 이후 ‘왕따’처럼 취급돼왔던 일부 펀드들의 수익률 방어 능력은 오히려 돋보였다. 리츠 펀드의 주간 수익률이 마이너스 0.8%로 가장 양호했고 일본펀드(-3.6%)와 원자재ㆍ물 등 일부 섹터펀드의 수익률도 양호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주 가장 양호한 수익률을 보여준 해외펀드는 푸르덴셜투신운용의 ‘푸르덴셜글로벌헬스케이주식1(-4.46%)’이었고 ‘골드만삭스글로벌리츠클래스1(-6.64%)’, ‘삼성당신을 위한N재팬주식형펀드(-6.74%)’ 등이 뒤를 이었다. ◇분산투자 관점서 접근해야=전문가들은 “급락장이 시장에 안긴 교훈은 분산투자의 중요성”이라며 이와 같은 자산배분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국내 시장의 경우 약세장에서 양호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가치주 펀드 등을 성장형 펀드 등과 분산 투자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해외시장의 경우에도 이머징 시장의 전망이 긍정적인 만큼 환매에 나설 시점은 아니라는 평가가 많았다. 다만 이머징 비중이 높을 경우 국가별 분산 펀드나 농업ㆍ원자재 등 우량 섹터 펀드로 분배하는 전략이 요구된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조완제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머징 시장은 선진시장에 비해 상승폭과 하락폭이 큰 시장”이라며 “시장에 대한 장기적인 전망이 여전하고 반등 시 그 폭이 클 수 있으므로 이머징 비중이 아주 높지 않은 투자자라면 기다리는 게 타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계웅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물ㆍ럭셔리 펀드 등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돋보이는 것은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테마펀드 한 곳에 집중 투자하는 것은 위험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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