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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뛰는 젊은기업들 수출주도
입력1998-11-08 00:00:00
수정
1998.11.08 00:00:00
「팔 물건도, 팔 시장도 없다고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전문성을 갖추고 발로 뛰며 바이어에게 믿음을 주면 수출시장은 얼마든지 많다.」무역협회가 올들어 7월말 현재 수출증가율이 높은 상위 150대 기업을 기업의 수출성공비결을 분석한 결과 내린 결론이다. 특히 수출신장률이 두드러진 기업은 대부분 젊고 작은 기업들이었다. 종업원 20명 미만의 소규모업체가 78개사로 절반을 차지했고, 이 가운데 55개사는 5명 안팎의 식구들로 구성된 작은 기업이었다. 덩치는 작지만 대기업 못지 않은 넓은 안목과 「수출만이 살 길」이라는 각오로 지구촌시장을 뚫어가고 있는 「난장이」기업들의 성공비결은 다음과 같다.
◇젊다= 수출증가율 상위 150대 기업의 평균 수출규모는 251만달러로, 중소기업의 비중이 컸다. 특히 이들 기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지난 95년 이후 수출에 나선 신생기업이다. 좁은 국내시장보다는 넓은 해외시장에 눈을 돌린 것이다. 업종별로 보면 중소 건설중장비와 의류, 직물, 기계, 수산물업체 등이 평균 100만달러 안팎의 수출을 했다. 반면 대기업이 많은 화공품(제지업종 포함)과 전기·전자를 중심으로 평균 수출규모가 500만달러를 넘었다.
◇발로 뛴다= 이들은 단기적 성공요인으로 「시장개척 노력」(64%)을 꼽았다. 특히 섬유수출업체들은 내수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새로운 시장과 바이어를 찾아나섰다. 대부분 기업들이 IMF 이후 환율상승에 따른 가격경쟁력 개선의 반사이익을 보았다(41%). 전자부품이나 운동화 등의 경우에는 신제품 개발과 틈새시장 개척이 수출확대의 지름길로 한몫했다.
◇믿음을 준다=경쟁기업에 비해 자신들의 신용이 더 낫다고 믿는다. 이들은 경쟁우위 요소로 「바이어와의 신뢰관계」(78%)를 첫손에 꼽았다. 특히 바이어의 요구가 변화할 것을 미리 간파해 제품을 개발했다. 물론 품질을 철저히 관리하고 원하는 날자에 제품을 반드시 공급함으로써 믿음을 심었다. 취급품목에 대한 전문성에 바탕을 둔 바이어 발굴도 큰 힘이 됐다. 이밖에 탄탄한 재무구조 하청업체와의 돈독한 관계 노사간 화합 효율적인 조직관리 등도 수출확대를 위한 밑거름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돈이 부족하다= 담보가 부족해 원자재구매자금을 제때 조달하지 못하는 등 자금융통이 가장 큰 어려움이다. 이들은 수출을 늘리면 무역금융을 확대지원해야 하는데도 일선 은행창구에선 예나지금이나 별로 한도가 늘어난게 없다고 푸념한다. 전자부품을 개발하는 T사 관계자는 『연구설비 도입을 위해 중소기업 기술혁신사업과 공업기술기반사업자금 등 정부에서 운영하는 금융지원제도를 활용하고 싶어도 담보를 요구하는 바람에 포기하는 기업들이 한둘이 아니다』고 전했다. S의류업체는 『수출주문이 늘어 운영자금이 많이 필요한 상황인데 돈구할 길이 없어 고민이다』고 말했다. 이들 수출기업들은 부동산시세하락으로 금융회사에 제공하는 담보가는 지난해보다 더 떨어져 무역금융 한도가 축소되는 바람에 로컬(내국)신용장 개설에 어려움이 크다며 제도개선을 호소하고 있다.【한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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