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건강보험 흑자를 냈다지만
입력2003-07-20 00:00:00
수정
2003.07.20 00:00:00
임웅재 기자
건강보험 재정이 95년 이후 처음으로 흑자를 냈다는 소식은 재정파탄 소식만 들어오던 국민들에게 반가운 소식임에 틀림없다. 보건복지부는 올 상반기 건보재정을 결산한 결과 8조9,23억원의 수입에 7조5,851억원이 지출돼 1조3,372억원의 당기흑자가 났고, 여기에서 올해의 국고지원액 중 하반기분을 앞당겨 집행한 4,300여억원을 빼면 실제 흑자는 9,000억원 선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2002년 2조5,716억원이었던 누적적자도 올 6월말 현재 1조6,740억원으로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또한 여타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올 연말에 5,000억원 정도의 당기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흑자재정의 내용을 살펴보면 지나치게 국고지원과 직장인 보험료에 의존한 것이어서 안정적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지난해 담배부담금을 신설해 지역재정의 10%를 지원케 한 것은 이해할 만 하지만, 의약분업 시행이후 지역 건보에 대한 국고지원을 지역건보재정의 28%에서 40%로 올려 2000년에 1조5,000억원 수준이던 국고지원금이 지난해에는 3조원을 넘어섰다. 국고보조 확대가 최대의 흑자 요인임을 알 수 있다.
여기에 다음해 5월말에 이뤄지는 보험료 정산분이 지난해 1,000여억원에서 올해 5,500억원에 달했는데 이중 3분의2 이상을 직장인이 부담했다. 지난해 직장인의 월급이 평균11%이상 올랐기 때문이다. 이 점을 감안할 때 2006년 건강보험 재정의 누적적자 완전 해소라는 복지부의 목표가 쉽게 이루어질까 걱정부터 앞선다. IMF사태 이후 최악이라는 올해의 경기상황을 감안할 때 내년엔 보험료 정산에서 별다른 기대를 걸수도 없는 형편이다.
건보재정 흑자에 긍정적인 부분도 없지 않다. 진찰료와 처방료의 통합 등 21가지의 재정절감 대책을 시행하고 있는 당국의 노력은 높이 평가할만하다. 2000년까지 5년 동안 연평균 17.5%이던 보험료 재정지출 증가율이 올 상반기에는 당초 예상했던 8.5%의 절반 수준인 4.4%에 그친 것도 그 같은 노력의 결과라고 할 것이다.
복지부는 내년도 건강보험 운영과 관련, 의료수가는 물가인상분 만큼만 올리고 보험료는 누적적자 해소를 위해 예정대로 8%로 상향 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모처럼 건보 재정의 흑자를 이룩한 복지부로서는 그 기조를 유지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셈이지만 인상에 반발하는 국민들을 설득하는 것이 과제라고 하겠다.
또한 이미 밝힌 대로 진료비 상한선제 도입, 중증질환의 외래진료비 본인부담율 인하, 생계형 체납세대의 체납보험료 면제 등을 하반기부터 새로 추진하려면 적지않은 재정지출이 소요될 것이다. 복지부는 국고지원과 직장인 보험료 부담을 최소화 하면서 안정적으로 재정흑자를 유지해 나갈 수 있도록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주기 바란다.
<임웅재기자 jaelim@sed.co.kr>
오늘의 핫토픽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