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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을 헤쳐가는 여걸] <11> 김순덕
입력2004-10-26 16:40:09
수정
2004.10.26 16:40:09
"전문분야 집중 건설불황 돌파" 현장중심 경영 주력 연간 50억원대 매출
[불황을 헤쳐가는 여걸] 김순덕
"전문분야 집중 건설불황 돌파" 현장중심 경영 주력 연간 50억원대 매출
김순덕(48) 신영도시개발 사장은 건설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이다.
대구에 위치한 이 회사는 도로포장ㆍ철근콘크리트 공사 등을 주로 하는 중견업체다.
지난 83년 모 건설업체에 입사하면서 그녀는 건설 현장을 누비기 시작했다.
사범대를 중퇴하면서까지 건설업체 사장을 꿈꿨던 그녀는 결국 지난 88년 신영도시개발의 모태가 되는 영진공영을 세우면서 기업가로서의 첫 발을 내딛었다.
순항을 거듭하던 그녀도 IMF를 겪으면서 힘든 시절을 견뎌야만 했다. “주변의 많은 업체들이 부도를 내고 쓰러졌어요. 그 때는 하루하루 터지는 부도를 막는 게 급선무였습니다. IMF를 계기로 현금 공사를 위주로 해야 살아 남는다는 사실을 배우고 가능한 정부기관 발주를 위주로 사업 방향을 틀게 됐지요.”
실제로 신영도시개발이 수행한 공사들을 살펴보면 구미공단 포장공사, 달성공단삼거리-현풍배수지간 포장공사, 황금동-담티고개간 도로건설공사,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선수촌아파트 부대공사 등 정부기관이나 지자체 발주가 많다.
특히 지난 97년부터 99년까지 이뤄진 대구 시내도로 포장공사의 30~40%를 수행했을 정도로 이 분야에서는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다.
거친 건설 현장에서 살아남은 비결에 대해 그녀는 “특공(전문화된 기능사를 지칭하는 현장용어) 만큼의 전문성을 갖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공사를 따내기 위해 제가 직접 브리핑에 나서면 처음에는 여자가 뭘 알겠냐는 미덥지 않은 눈길을 보내던 사람들도 1시간 후면 제 편이 됩니다.”
이러한 철저한 현장 중심의 경영에 힘입어 이 회사는 극심한 내수 침체 속에서도 연간 50억원 내외의 매출을 꾸준히 내고 있다.
한편 김 사장은 건설업이 의외로 여성의 섬세함이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토목은 큰 그림 가운데 선을 그려내는 기초작업이고 포장공사는 모든 것의 마무리에 속하는 공사인 만큼 모두 여성적인 섬세함이 요구된다는 게 그녀의 생각이다. “흔히 21세기는 여성이 주도하는 감성의 시대라고 하잖아요. 이제 힘으로 사업을 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머리와 가슴으로 사업을 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는 말이지요.”
정민정 기자 jminj@sed.co.kr
입력시간 : 2004-10-26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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