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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10곳중 3곳 이자도 못내
입력2001-07-20 00:00:00
수정
2001.07.20 00:00:00
■ 한은 현금흐름 분석4대 그룹 5개社… 30대 그룹 37개社나
지난해 제조업체 10곳 중 3곳은 영업수입으로 이자도 갚지 못할 정도로 수익기반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기업에는 삼성ㆍ현대ㆍLGㆍSK 등 4대 그룹의 5개 업체를 포함, 30대 그룹 계열사 37개가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000년 중 제조업 현금흐름 분석' 결과에 따르면 외부감사대상 제조업체(총자산 70억원 이상) 3,806개 중 29.3%(1,115개)의 '금융비용 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비용 보상비율이 100% 미만이면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수입으로 금융비용(이자)을 갚지 못한다는 뜻, 이런 기업의 비율이 지난 99년(24.2%)보다 5.1% 포인트 높아졌다.
◆ 이자보상비율과 금융비용 보상비율
이자보상비율은 일반회계의 손익계산서를 기준으로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갚을 수 있는 가를 계산한다. 그러나 일반기업회계는 발생주의 원칙에 따라 작성되기 때문에 실제 현금흐름과는 차이를 보이게 된다.
예를 들어 감가상각비는 일반회계에서 비용으로 보지만 현금흐름표에서는 실제 현금유출이 없기 때문에 현금유입으로 계산한다. 또 현금의 유입이 없는 환차익ㆍ주식 등 유가증권 평가이익 등은 뺀다.
따라서 금융비용 보상비율은 이 같은 실제 현금흐름 기준에 따라 영업수입(손익계산서에서 당기순이익에 실제 현금의 유입을 기준으로 더하고 뺀 금액)으로 어느 정도 이자를 갚을 수 있는 가를 보는 기준이다.
금융비용 보상비율이 마이너스면 당기순이익 등 영업수입은 적자고 또 그 적자규모가 이자보다도 큰 경우다.
'0'이면 영업수입 적자가 이자와 규모가 같은 것을 말하고 100이면 겨우 이자만을 갚는 정도다. 100을 넘어야 이자갚은 것을 제외하고 영업수입이 겨우 플러스를 보이는 것이다.
따라서 실제 기업의 이자지급 능력을 살펴본다는 의미에서 이자보상비율보다는 현금흐름을 기준으로 하는 금융비용 보상비율이 훨씬 실질적인 지표가 된다.
◆ 기업 자금사정, 빈익빈 부익부 심화
업체 전체로 볼 때 지난해 금융비용 보상비율은 275.5%로 99년 253.9%에서 21.6%포인트 높아졌지만 이자를 갚지 못하는 기업수도 늘어난 만큼 기업간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심화된 셈이라고 한은은 풀이했다.
특히 현금수입 적자규모가 이자보다 큰 금융비용 보상비율이 마이너스인 기업이 크게 증가했다. 99년 13.1%에서 2000년에는 19.8%로 급증한 것이다.
이들 기업들은 아무리 영업활동을 해봐야 이자를 갚지 못하는 것은 물론 그 적자규모가 이자보다 훨씬 크다는 점에서 사실상 영업활동 유지가 의미 없는 기업이다.
따라서 그동안의 기업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그 성과가 미미했을 뿐 아니라 그만큼 부실의 정도가 심각하다는 의미다.
반면 이자를 갚고 난 후도 현금수입이 플러스인 기업(금융비용 보상비율 100% 초과)수는 1,000% 미만까지는 줄고 1,000% 이상인 기업은 늘었다. 결국 자금사정이 좋은 기업은 더욱 좋아지고 좋지 않거나 그럭저럭 살아가는 기업은 악화된 것이다.
한은은 전체의 30%에 가까운 기업이 돈을 벌어 이자도 갚지 못하는 만큼 상시퇴출 방식의 기업구조조정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 제조업 전체적으로는 현금흐름 양호
2000년 중 제조업 전체적으로는 영업활동에 의한 현금수입이 투자활동에 의한 현금지출보다 많아 현금흐름면에서는 안정성을 유지했다.
즉 업체당 평균 104억원의 현금수입을 기록한 반면 투자지출은 91억원에 그쳤다. 그러나 99년에 비해 영업수입은 줄고 투자지출은 늘었다. 99년 영업수입은 115억원, 투자지출은 75억원이다.
외부자금 의존 없이 영업활동을 통해 들어온 현금수입만으로 투자비를 충당할 수 있는 가의 비율인 투자적정성 비율은 2000년 평균 152%로 나타나 안정적인 수준을 나타냈다.
그러나 현금수입이 투자지출을 초과한 업체비중은 99년 62.0%에서 2000년 51.0%로 줄어 절반정도의 기업은 현금수입 외의 차입금 등 다른 자금조달 수단을 이용해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 대기업ㆍ중소기업 비교
현금흐름상 대기업들은 업체당 평균 영업수입(470억8,000만원)이 투자지출액(312억4,000만원)을 초과, 남은 110억7,000만원으로 차입금을 갚았다.
반면 중소기업은 영업수입(15억7,000만원)이 투자지출액(37억6,000만원)에도 모자라 증자(20억1,000만원)했거나 돈을 더 빌려 썼다.
안의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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