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하지 않고서야…" 대굴욕 당한 애플
삼성과 특허소송 관련 증인 22명 채택 추진에담당판사 "시간 부족" 경고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 소송전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가운데 담당 판사가 많은 증인을 채택하려는 애플을 상대로 격한 표현을 쓰며 경고했다.
16일(현지시간) 시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심리에서 애플은 삼성전자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22명의 증인 리스트가 담긴 75쪽에 이르는 변론 자료를 추가로 제출했다. 이에 루시 고 판사는 "변론 시간이 4시간 밖에 남지 않았다"며 "마약(Smoking crack)을 하지 않고서야 이 증인들을 모두 소환할 수 없다는 것을 알지 않느냐"고 면박을 줬다. 애플 측 변호사는 "마약을 하지 않았고 이를 약속할 수 있다"고 답변했지만 고 판사는 "이유 없이 재판 시간에 손실을 준다면 벌금을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특허 배상액을 놓고도 공방을 벌였다. 삼성전자는 "애플이 (특허 침해로 피해를 봤다고) 배상을 요구한 25억달러는 과장됐다"며 "이는 삼성의 영업이익을 추정하면서 제조ㆍ영업ㆍ마케팅ㆍ연구개발(R&D) 비용 등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삼성 측 손해사정 전문가인 마이클 와그너는 애플이 지난 2011년 삼성전자에 대한 소송을 제기한 후 특허 침해로 지목 받은 스마트폰들로 삼성이 얻은 이익 역시 애플의 주장인 22억4,000만달러가 아니라 5억187만달러라고 추정하고 삼성의 스마트폰이 없었다면 애플이 얻게 됐을 이익도 너무 과장돼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재판은 그동안의 치열한 공방을 끝내고 이르면 오는 21일 배심원 판결이 내려질 예정이다. 고 판사는 이날 재판에 앞서 양측에 "이제 현실적으로 타협(horse trading)을 할 시점"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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