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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회장 '北 압박전략' 정면돌파 의지
입력2005-09-12 17:11:39
수정
2005.09.12 17:11:39
김홍길 기자
北, 金부회장 복권핑계로 주도권 잡기 의도에 '玄회장 길들이기' 판단 더해져 인내심 폭발<BR>독자판단 가능성… '배짱 경영' 효과는 미지수
현회장 '北 압박전략' 정면돌파 의지
北, 金부회장 복권핑계로 주도권 잡기 의도에 '玄회장 길들이기' 판단 더해져독자판단 가능성… '배짱 경영' 효과는 미지수
김홍길 기자 what@sed.co.kr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국민에게 올리는 글'은 최근 끊임없이 신경을 거스리고 있는 북한 측을 향한 강경 메시지 전달용으로 보인다.
현 회장은 이를 통해 대북사업에 대한 자신의 진심을 북한 최고위층에게 가감 없이 전달하고자 의도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 같은 심경 표현이 액면 그대로 전달되기보다 과잉 반응을 일으킬 소지가 있다는 것. 재계 주변에선 "북한과의 사업이나 협상은 항상 남북 양측의 입장을 세심하게 고려해서 진행하는 것을 필요로 한다"며 향후 파장을 우려했다.
◇대북 관광사업 중단까지 염두=현 회장이 국민에게 올리는 글을 공식 홈페이지에 싣게 된 것은 최근 대북 경협사업과 관련해 북한의 전횡을 더 이상 고분고분하게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읽힌다.
현 회장은 김윤규 현대아산 부회장 퇴진에 대해 "읍참마속의 심경"이라는 표현을 썼다.
대북사업 특성상 어느 기업보다 투명해야 하고, 이 때문에 경영진의 자그마한 비리도 덮고 가서는 안된다는 것이 현 회장의 기본 인식이다. 김 부회장을 일선 퇴진 조치한 것 역시 북측이 이 같은 맥락에서 받아들여 주기를 희망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현 회장은 북측에도 자신의 '진심'을 여러 경로를 통해 설명하고 양해를 구했다고 한다.
북한 측은 하지만 최근까지도 '김 부회장 복권'을 주장했으며 금강산 관광객 일방 축소, 현 회장 방북시 핸드백 검사 등의 결례, 백두산 사전답사 무산 등 사업 파트너를 깡그리 무시하는 행동을 지속적으로 펼쳤다.
◇현 회장, '배짱경영'으로 승부=현 회장은 북측의 파행조치에 대해 "원칙대로 하면 해결 될 것"이라고 밝혀왔다. 현 회장은 하지만 북측의 '현정은 회장 흔들기'가 도를 넘었다고 판단한 듯하다. 일부에서는 개성관광 사업권을 제3자에 주려고 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현 회장은 막판 배수진으로 전국민을 상대로 호소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해 KCC와의 분쟁에서 대국민 호소를 통해 막판 역전승을 거둔 경험이 있다.
북측의 오만한 행동을 누르고 현대그룹에 유리하게 대북 관광협상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강경 메시지가 불가피했다는 분석이다.
현 회장 특유의 '배짱경영'이 북측을 상대로 얼마만큼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북측이 압박하는 '김윤규 카드'에서는 자유로워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는 긍정 반응도 나오고 있다.
한편 현 회장의 이번 메시지는 측근들도 모르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현대그룹의 한 관계자는 "이번 메시지는 현 회장이 독자적으로 판단하고 직접 작성한 것"이라며 "그만큼 현 회장의 고민의 흔적이 묻어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현 회장이 (김 부회장 사태로 인해) 북한은 물론 안팎으로 너무 어려운 상황에 내몰린 것 같다"며 "자신의 진심을 이해해달라는 호소로 생각된다"고 확대 해석하지 말기를 희망했다.
입력시간 : 2005/09/12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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