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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6월 무역수지 흑자

수출 호조로 지난달 무역수지 흑자가 42개월만에 최대규모를 기록한 것은 가뭄에 단비와 같은 소식이다. 내수 침체와 투자 부진으로 허덕이고 있는 국내 경제에 수출이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음을 입증했다. 산업자원부가 최근 발표한 `6월 수출입 실적(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2.3% 늘어난 157억7,300만달러, 수입은 12.5% 증가한 134억2,100만달러로 무역수지가 23억5,200만달러의 흑자를 보였다. 이 같은 호조세는 업계의 내수부진에 따른 수출노력 강화 및 하투(夏鬪)에 대비한 수출조기화 노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6월 수출이 극심한 부진을 보인 데 따른 통계적 착시 현상도 일부 있지만 이라크 전쟁, 사스 확산, 화물연대 파업 등 불리한 여건을 감안하면 대단히 선전한 것이다. 하지만 섣불리 낙관할 처지는 못된다. 수출을 뒷받침할 설비투자가 여전히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고 환율이 하락, 채산성이 나빠지는 데다 노사관계도 여전히 불안해 하반기 수출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또 미국을 제치고 우리 나라의 최대 무역수지 흑자국으로 부상한 중국이 우리를 견제하는 카드를 던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산업자원부는 올 초 우리나라의 연간 수출이 1,750억달러로 작년보다 7.7% 늘고, 수입이 1,670억달러로 9.8% 증가해 무역수지 흑자가 8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더욱 근본적인 문제는 우리의 수출 구조가 한계를 갖고 있으며 해소되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일류상품이 적고 품목이 다양하지도 못하기 때문에 언제든 밀려날 수가 있다는 것이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수출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 1위 품목은 2001년 현재 69개로 세계 14위를 차지했으나 100대 교역상품 중에는 1위가 전혀 없다. 진정한 일류상품은 거의 없다는 얘기다. 또 수출품목의 다양성 면에서도 경쟁 상대인 중국과 일본에 뒤쳐진다. 우리나라의 수출품목 수는 4,018개로 전 세계에서 18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4년 전과 변동이 없는 순위인 데 반해 중국과 일본은 각각 6위와 10위로 한 단계씩 올라섰다. 지속적인 수출 증가를 위해서는 전략적 일류상품 개발과 함께 수출품목을 다양화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수출 지원을 위한 정책도 더욱 다양해져야 한다. 기술개발 및 투자를 위한 세제ㆍ금융지원과 해외마케팅 지원 등 기존의 정책 외에 문화ㆍ예술, 캐릭터, 컨텐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출이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산ㆍ학ㆍ연 체제를 발전시키고 각종 정보 제공과 지원에 더욱 힘을 써야 한다. <임웅재기자 jael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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