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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Joy] 진부한 스토리 그래도 재밌는 귀신 이야기

■ 새영화 “저스트 라이크 헤븐”


굳이 공포물가 아니라도 귀신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영화의 단골 소재이다. 어느덧 클래식 무비로까지 자리잡은 ‘사랑과 영혼’을 필두로 국내에서도 ‘고스트 맘마’ ‘귀신이 산다’ 등의 영화가 줄줄이 그 계보를 잇는다. 오직 ‘나만 보이는’ 귀신을 세상과 소통시키고, 그 안에서 사랑을 찾아나간다는 전형적 내용. 영화 ‘저스트 라이크 헤븐’은 그 길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않는다. 재미와 감동, 사랑까지 무엇하나 빼 놓지 않지만 그렇다고 색다른 맛은 전혀 없는 ‘종합 선물세트’같은 영화다. 초겨울, 연인과 팔짱끼고 어색하지 않은 ‘정해진 감동’을 기대하는 관객이라면 무난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일이 인생의 전부인 종합병원 레지던트 엘리자베스(리즈 위더스푼). 하루를 꼬박 일하고 집에 가던 중 트럭과 부딪힌다. 장면은 바뀌고,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실의에 빠진 데이비드(마크 러팔로)는 어찌어찌 아파트를 얻어 이사한다. 이사 첫 날 쇼파에서 느긋하게 맥주를 마시던 데이빗, 엘리자베스와 마주친다. 엘리자베스는 당장 집에서 나가라고 소리치고, 남자는 집이 이중계약된 줄 알고 어이없어 한다. 그런데 이 여자, 가만 보니 너무 신기하다. 걸음소리도 안 나는데 욕실까지 불쑥불쑥 들어온다. 전화기도 못 집고, 벽도 마음대로 통과한다. 이 여자, 알고보니 고스트(영혼)였다. 이제부터 두 남녀는 서로를 통해 새로운 삶을 찾아간다. 아내를 잃은 남자도 추스르기 시작하고, 여자 역시 자신에게 진정으로 소중한 게 뭔지 알아간다. 할리우드 로맨틱 코미디물이 그려내는 뻔한 공식. 하지만 그 뻔한 공식이 2005년 겨울에도 여전히 유효한 이유는, 그만큼 이런 내용을 원하는 관객들이 줄지 않기 때문이다. 마치 우리가 아무리 “신파는 유치하다”고 비아냥대면서도 ‘너는 내 운명’과 ‘장밋빛 인생’에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듯 말이다. 그래도 영화의 ‘전형성’은 아무리 너그럽게 봐 주려고 해도 관객의 눈물샘과 안면근육을 자극시키며 뇌세포에 산소공급을 유도시킨다. (하품이 난다는 뜻이다.) 지난해 국내에도 선보인 ‘퀸카로 살아남는 법’의 마크 워터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라는 점에서도 분명 그렇다. 국내의 제목 번역 과정상 뻔한 영화로 찍혔지만 ‘퀸카로…’는 사실 사춘기 소녀들의 야릇한 심리를 제대로 그려낸, 결코 ‘식상하지 않은’ 참신한 영화로 호평을 받았다. ‘금발이 너무해’에서 멍청해 보이는 법대생으로 출연하면서 결코 바보같이 않은 연기를 선보였던 여주인공 리더스푼 역시 이번에는 ‘웬만하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연기’를 선보인다. 둘 다 ‘뻔하게 흐르기 쉬운 영화’를 범상치 않게 만들었던 재주로 각광받았던 터라 이 작품에서 더욱 아쉬움을 던진다. ‘해리포터와 불의 잔’이 개봉하는 12월 1일에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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