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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그룹 해체 수순… 뭘 배울건가

'한국 IB모델' 씨티그룹 해체 왜…<br>여러 금융분야 합쳐지며 통일된 시스템 못갖춰<br>M&A후 조직통합에도 실패 시너지효과 못얻어<br>위기관리하며 수익도 내는 토종모델 만들어가야

씨티그룹 해체 수순… 뭘 배울건가 '위기관리·수익' 모두 가능한 토종모델 찾아야금융백화점 모델 완성으로 '원스톱' 체제 갖췄지만직원 화학적 결합·리스크관리 실패 시너지효과 못내 우승호 기자 derrida@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씨티그룹의 분리를 계기로 국내 금융회사도 리스크 관리체계를 강화하고 수익을 낼 수 있는 토종 리스크 관리 모델과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글로벌 금융백화점(유니버설뱅킹)'의 대명사인 씨티그룹이 증권 부문인 스미스바니를 분리 매각하자 일부에서는 '씨티그룹' 모델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불거지고 있다. 그러나 금융전문가들은 씨티그룹의 증권 부문 분리는 금융백화점 모델 자체의 결함 때문으로 보는 것은 무리라고 주장했다. 오히려 여러 금융업이 하나로 합쳐지는 과정에서 리스크 관리에 실패한데다 인수합병(M&A) 후 진정한 통합을 이루지 못한 게 더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국내 은행들도 다양한 금융 분야를 인수해 업무영역을 넓히기 앞서 통일된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조직 통합에 전념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아울러 현재 추진 중인 금융백화점이 튼튼한 리스크 관리체계 위에 세워진 것인지 다시 한번 점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씨티그룹처럼 금융백화점을 추구할 경우 리스크 관리가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며 "씨티그룹의 실패사례와 모범사례를 참고해 '한국식' 리스크 관리 및 금융백화점 모델을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직원이 뭉쳐야 금융백화점도 경쟁력 유지=씨티은행과 트래블러스 그룹은 지난 1998년 합병됐다. 소매금융 강자인 씨티와 보험ㆍ기업금융의 선두주자인 트래블러스 그룹의 통합은 금융백화점 모델의 완성으로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됐다. 고객이 모든 금융상품을 한곳에서 서비스받을 수 있는 '원 스톱' 체계가 갖춰졌지만 정작 씨티 직원들은 하나로 합쳐지지 못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씨티가 조직 구성원의 화학적 결합을 완성하지 못한 채 서브프라임 쇼크의 충격을 받아 금융백화점 모델을 포기하게 된 것"이라며 "직원과 경영진이 하나로 뭉쳐졌다면 금융백화점이 기대했던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씨티가 상업은행ㆍ보험ㆍ투자은행 등을 하나로 묶었지만 직원과 경영진까지 하나로 묶는 데 실패했기 때문에 금융백화점이 10년 만에 문을 닫게 됐다는 뜻이다. ◇씨티는 리스크 관리에 실패=씨티그룹이 금융백화점을 포기한 것은 금융백화점 모델 자체의 결함보다는 리스크 관리에서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씨티그룹은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전조등이 켜진 상황에서도 리스크 관리보다는 미국과 글로벌 시장에서 소비자금융 부문을 키우겠다는 전략에 매달렸다. 씨티그룹이 리스크 관리에 실패한 것은 여러 금융 분야를 합치는 과정에서 통일된 리스크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씨티은행 출신인 박휘준 전 대구은행 부행장은 "씨티그룹이 여러 회사를 합치면서 리스크 문화가 다른 금융업종이 합쳐진 하이브리드가 되고 말았다"며 "그 과정에서 리스크가 통합되지 못했고 투자은행 주도로 그룹이 커지면서 리스크 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금융은 '위험자산'이라는 숱한 인화물질로 구성된 만큼 작은 불씨 하나에도 큰 불이 날 수 있다. 따라서 리스크 관리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했어야 한다는 얘기다. ◇M&A보다는 직원들을 하나로 묶는 데 노력해야=전문가들은 씨티그룹이 M&A를 통해 덩치를 키웠지만 화학적 결합을 일궈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씨티그룹의 조직이 너무 비대해져 모든 조직을 한 몸같이 일하게 만드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는 얘기다. 씨티그룹의 M&A를 진두지휘했던 금융황제 샌디 웨일도 씨티그룹을 하나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지만 실패했다. 강력한 리더십과 하나의 조직을 만드는 데 실패한 것이다. 시중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은행이 통합하는 과정에서 직원들이 화학적으로 결합하고 경영진의 경영철학과 회사비전을 공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씨티그룹의 경우 조직이 비대해지면서 회사의 비전 공유나 직원들의 일체감을 끌어내는 데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씨티그룹의 흥망성쇠는 국내 은행들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 시중은행의 임원은 "1980년대 초반에는 감독당국도 씨티은행을 교과서로 삼아 상품ㆍ리스크 관리 모델들을 추종하려고 했다"며 "1990년대 씨티가 합병하는 과정에서 형태가 자주 바뀌면서 리스크 관리가 소홀해져 문제가 커졌지만 씨티의 성공한 점과 실패한 점을 모두 놓치지 말고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씨티은행 출신의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국내 은행들이 리먼브러더스나 키코(KIKO) 사태 등으로 굉장히 보수적인 입장으로 돌아섰다"며 "그러나 이번 금융위기를 계기로 위기관리를 강화하면서 수익을 낼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능동적으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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