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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은 5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선박 제조 회사인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 무역 업무를 담당하는 현대종합상사, 정유회사인 현대오일뱅크, 증권업무를 담당하는 하이투자증권이 바로 그것. 이들 계열사의 사장단을 보면 한결같이 현대중공업에서 관련 업무를 담당하면서 전문성을 인정받은 인물로 구성됐다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이는 전문성이 인정받은 인물에게 계열사 사장을 맡겨 계열사의 규모와 질적 성장을 주도하라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삼호중공업의 수장인 오병욱(64) 사장은 현대중공업에서 조선사업부와 해양사업본부 등을 두루 거친 그룹 내 대표적인 조선ㆍ해양 전문가다. 오 사장은 현대중공업에서 세계 최초로 육상공법을 개발한데다 해양본부장 취임 이후 흑자로 전환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현대중공업 사장 시절에는 매출 규모를 세 배 늘리기도 했다. 오 사장은 현재 현대삼호중공업에서 사업구조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조선에만 치우진 사업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해 조선ㆍ해양 전문가가 기술 전도사로 나선 것이다. 최원길(61) 현대미포조선 사장도 조선과 엔진 분야에서 탁월한 경영실적을 올린 엔지니어 출신 최고경영자(CEO)다. 특히 엔진기계사업본부장을 담당할 때 1,000만 마력의 대형엔진 등을 통해 세계 선박엔진시장 점유율 1위로 올라서는 데 기여한 것은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현대미포조선 사장으로 취임한 후 자동차운반선과 아스팔트운반선 등 고부가 선종의 다변화로 현대미포조선의 펀더멘털을 탄탄하게 해놓았다는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김영남(66) 현대종합상사 사장은 영업통으로 통한다. 현대중공업의 영업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그는 현대종합상사의 현대중공업 그룹 편입 이후 제2의 창업이라는 목표로 신규 해외시장 개척에 매진 중이다. 현대오일뱅크를 맡고 있는 권오갑(59) 사장은 지난 1978년 현대중공업 입사 이후 현대중공업에서만 근무한 정통 현대맨이다. 홍보와 경영지원ㆍ영업총괄ㆍ스포츠단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어떤 분야를 맡기든 최선을 다하는 다재다능한 능력에 대인관계가 좋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가 현대오일뱅크의 수장으로 발탁된 것도 바로 그만의 독특한 능력이 뒷받침됐다는 게 그룹 안팎의 분석이다. 그는 현대오일뱅크에 현대만의 경영컬러를 입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서태환(56) 하이투자증권 사장은 현대중공업의 재무팀장과 재정 담당 전무를 지낸 뒤 하이투자증권으로 자리를 옮겼다. 선박금융을 통해 그룹과의 시너지 창출과 재무구조 개선을 이끌어낸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서 사장은 현대중공업 입사 이후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MBA 과정을 마치고 현대중공업에서 국제금융의 실무경험을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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