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097230)그룹의 계열사인 대륜E&S가 발전·에너지 자회사 매각 문제로 유가증권시장 상장 일정을 또 연기했다. 대륜E&S를 발전·에너지 계열 지주회사로 성장시키려고 했던 한진중공업그룹의 재편 계획도 변경된 것으로 보인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륜E&S는 최근 한국거래소에 상장을 연기하겠다는 방침을 전달했다. 대륜E&S는 지난해 10월 한국거래소의 상장 심사를 통과했으나 당시 제일모직을 비롯해 20개 이상 기업의 공모주 청약이 몰리자 증권신고서 제출 일정을 미룬 바 있다.
대륜E&S가 또다시 상장 일정을 연기하는 것은 한진중공업과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는 대륜발전과 별내에너지의 지분매각 건 때문이다. 대륜 E&S와 한진중공업은 각각 대륜발전의 지분 27.1%, 22.29%를 보유 중이다. 별내에너지 지분은 양사가 동등하게 50%씩 가지고 있다.
한진중공업그룹은 당초 대륜 E&S로 하여금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대륜발전과 별내에너지의 지분을 추가 인수해 발전·에너지 부문의 지주회사로 만들 계획이었지만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시급해지자 최근 이들 회사의 지분을 매각하는 쪽으로 전략을 바꿨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상장을 하면 지분매각 추진 과정에서 금융당국·한국거래소·기관투자가 등의 간섭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해 일정을 연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대륜E&S는 수도권 지역에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업체로 한진중공업홀딩스가 지분 100%를 갖고 있다. 지난 2013년 기준으로 매출액은 8,951억원, 영업이익은 15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한진중공업그룹 관계자는 "한진중공업과 대륜E&S가 갖고 있는 대륜발전 및 별내에너지 지분을 동시에 매각하기로 결정한 상황"이라며 "대륜E&S를 발전·에너지 분야의 지주회사 형태로 키우려 했던 계획도 수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대륜E&S는 자회사의 매각 작업을 본 궤도에 올려놓는 대로 상장 절차를 다시 밟겠다는 의사를 한국거래소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0월 통과한 대륜E&S의 상장심사 결과는 오는 4월까지 유효하다. 따라서 이 시기를 넘길 경우 대륜 E&S는 다시 한 번 상장심사를 받아야 하고 상장시기도 올해 하반기 이후로 미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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