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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회 무역의 날] 불황 넘어 '수출 10대 강국' 섰다
입력2008-12-01 17:05:00
수정
2008.12.01 17:05:00
올 20% 늘어 4,400억弗… 2010년 5,000억弗 시대로<br>선박·석유제품 약진 주력품으로… 개도국 공략도 활발<br>중간재·부품소재 등 對日 무역적자 극복 가장 큰 숙제
[제45회 무역의 날] 불황 넘어 '수출 10대 강국' 섰다
올 20% 늘어 4,400억弗… 2010년 5,000억弗 시대로선박·석유제품 약진 주력품으로… 개도국 공략도 활발중간재·부품소재 등 對日 무역적자 극복 가장 큰 숙제
맹준호
기자 next@sed.co.kr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올해 우리나라의 수출액은 지난해보다 20% 가까이 늘었습니다. 이런 추세로 갈 경우 오는 2010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5,000억달러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국무역협회의 한 관계자)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실물경기 침체와 고유가 등 불리한 외부 여건 속에서도 올해 우리나라의 수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4,000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적인 수요 감소 속에서도 자동차와 선박, 석유제품, 무선통신 등 주력 제품들이 선전한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는 연말까지 수출액이 4,4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3,715억달러)보다 18.4%나 증가한 수치다.
지난 1964년 처음으로 수출 1억달러를 넘어선 이후 44년만에 수출 규모가 무려 4,000배나 늘어난 셈이다. 우리나라의 내수시장 규모가 크지 않고 부존자원이 많지 않은 점을 감안해 대기업을 중심으로 수출에 전력을 기울인 결과다.
이런 성과의 의미를 되새기고 새로운 도약의 길을 모색하기 위해 무역협회는 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제45회 무역의날 기념식을 갖는다. 이 자리에서는 수출증대와 무역진흥에 기여한 유공자 754명이 훈ㆍ포장 및 정부표창을 받는다.
또 삼성전자가 ‘500억불 수출탑’을 받고, SK에너지와 GS칼텍스가 ‘150억불 수출탑’을 수상하는 등 모두 1,403개 업체가 수출탑을 받는다.
◇수출 세계 10대 강국에 진입= 한국은 올해 수출 4,000억달러를 돌파하면서 세계 수출 10위로 올라섰다. 수출 1,000억달러에서 4,000억 달러까지 걸린 시간도 13년으로 10대 무역국 평균 17.2년에 비해 훨씬 빠르다. 한국보다 빠른 나라는 중국(9년) 뿐이다.
무역협회 측은 “4,000억달러는 전세계 40억명에게 100달러씩을 나눠줄 수 있는 액수이며 1만원권으로 쌓으면 에베레스트산 596개 높이와 같다”면서 “수출업계의 노력으로 올해 좋은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이희범 무역협회 회장은 “고유가 등으로 올해는 비록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수출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국가 경제의 견인차 노릇을 해왔다”면서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기여도는 무려 70%에 달한다”고 말했다.
◇수출 주력 품목 재편= 올해 한국 수출은 규모뿐만 아니라 내용도 좋았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 10월까지 석유제품, 선박, 철강, 기계, 무선통신기기, 자동차 부품, 석유화학 등의 수출 증가율이 매달 전년 동기 대비 20%를 넘었다.
특히 선박과 석유제품 수출이 크게 약진함에 따라 한국의 주력 수출품목도 순위가 달라졌다.
지난해 1, 2위를 차지했던 반도체와 자동차는 각각 5위와 4위로 밀린 대신 선박이 지난해 4위에서 올해 10월까지 1위로, 석유제품이 지난해 5위에서 2위로 뛰어올랐다. 무선통신기기와 디스플레이장치는 지난해와 같이 각각 3위와 6위를 차지했다.
무역협회의 한 관계자는 “정유사들이 고유가에 따른 내수 감소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강력한 수출 드라이브 전략을 추진한 것이 올해 수출 증가에 큰 기여를 했다”고 평가했다.
수출업계가 꾸준히 노력을 기울인 시장 다변화도 상당한 성과를 가져왔다. 올해 선진국 시장 수출액은 30.5%인데 비해 개발도상국 수출은 69.5%를 차지했다.
대 개도국 수출액은 지난해 보다 27.5%나 증가한 수치다. 지난 1987년 대 선진국 수출비중이 개도국의 4배에 달했지만 올해는 개도국 수출액이 선진국 수출액보다 2배 이상 많다.
◇수출 5,000억달러 시대 온다= 무역협회 측은 내년 수출이 올해 대비 8.6% 증가한 4,778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로 성장세가 다소 둔화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역 수지는 내년에는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무협은 보고 있다. 무협의 한 관계자는 “내년 수입액이 4,746억달러를 기록해 연간 무역수지는 32억달러 흑자가 발생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내년 수출입을 합한 총 무역 규모는 9,000억달러를 돌파하는 의미있는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품목별로는 선박, 무선통신기기, 자동차 부품 등은 내년 각각 23.2%, 10.3%, 12.5% 씩 수출액이 증가해 계속해서 한국 수출을 이끌 것으로 보이며 최근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한 석유제품, 철강, 석유화학 등은 각각 27%, 7.6%, 4.5%씩 수출액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KORTRA는 내년 수출액을 4,906억달러로 무협 전망치보다 다소 높게 잡고 있다. KORTRA의 한 관계자는 “업계가 조금만 더 노력하면 2010년 수출 5,000억달러, 무역 규모 1조달러 돌파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연말까지 3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이는 대일 무역 적자 극복은 내년 한국 무역업계의 가장 큰 숙제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한국 산업은 중간재, 부품ㆍ소재류, 반제품 등에 대한 대일 의존도가 커 매년 대일 적자폭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내년에도 적자폭을 줄이기 위해 힘겨운 싸움을 벌일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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