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명성으로만 치면 몇 손가락 안에 들 성균관대이지만 최근의 로스쿨 논의에 바짝 신경을 쓰는 대학중 하나다. 그만큼 로스쿨 유치에 장래 대학발전의 사활을 걸고 있다. 최근 성균관대는 다른 대학들의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나름대로 다각적인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성대가 가장 신경을 쓰는 분야는 적정 교수진 확보다. 현재 교수 26명에 학생정원 300명으로 교수가 절대 부족한 실정인 성대는 실무인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실무경험이 있는 사법시험 합격자 출신의 교수가 2명에 그치고 있는 성대는 로스쿨 도입 자격기준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20% 실무경력자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태. 앞으로 4~5명은 더 유치해야 할 형편이다. 정규상 법대학장은 “교수충원은 로스쿨이 요구하는 기준 때문일 뿐만 아니라 정상적인 법학 교육을 위해서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하지만 애로사항이 많다. 일단 로스쿨에 진입한다면 실무교육 쪽이 강화돼야 하는데 예산문제 등으로 대표적인 변호사들을 영입하기가 너무 어렵다”고 고충을 털어 놓았다. 일견 성균관대의 재단이 우리나라 최고의 재벌그룹인 삼성그룹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예산운운은 엄살처럼 들린다. 그러나 삼성은 일단 능력이 검증된 실력있는 교수라면 스카웃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방침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상당히 조심스런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어쩌면 이것은 ‘최고 아니면 노(no)’라는 삼성의 일등 제일주의가 반영된 것인지도 모른다. 시설면에서는 별 어려움이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지난해 10월 대규모 법학관을 준공한데 이어 로스쿨 논의의 진행에 맞춰 모의법정, 법학전문도서관 등을 추가로 갖춰나갈 계획이다. 성균관대는 일단 로스쿨에 선정되면 재단의 성격을 감안, 산업 전문 변호사나 국제경제, 지적재산권 등 기업이나 경제분야 쪽의 수요가 많은 특성화된 로스쿨을 육성해 나갈 방침이다. 한국외국어대가 외국어에 능통한 국제변호사 양성에 주력하고 이화여대가 여성 인권이나 페미니즘 운동과 관련된 로스쿨 운영에 관심을 갖는 것과 마찬가지다. 하지만 성균관대는 이에 앞서 ‘법치주의를 전파하는 법의 전도사’라 할 법조인들을 많이 양성할 수 있도록 로스쿨 인허가 기준을 훨씬 완화해 줄 것을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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