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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해결·과거史 사과 미흡
입력2001-10-15 00:00:00
수정
2001.10.15 00:00:00
황인선 기자
■ 韓日 정상회담 안팎꽁치조업 결론없이 '실무협의'로 넘겨
15일 열린 김대중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간 한일 정상회담은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과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ㆍ꽁치조업 문제 등으로 꼬인 양국관계를 원만하게 정상화하기를 모색하는 자리였다.
지난 4월 총리 취임 이래 처음으로 방한한 고이즈미 총리는 국립묘지 참배 및 서대문 독립공원(옛 서대문형무소터)방문을 통해 과거사에 대한 사죄의 뜻을 표명하는 등 '유화 제스처'를 썼다. 또 정상회담을 통해 꽁치조업 문제 등 현안에 대해 해결점을 찾아나가기로 하는 등 타협의 여지를 남겨 두었다.
그러나 사과 발언의 수위와 표현방법에 있어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현안 문제도 시원스런 답을 주지 못했다.
양국은 가장 가까운 이웃임에도 불구, 우리나라에 대한 일본의 식민지 지배 등 불행했던 과거사 때문에 불편한 관계에 머물러 왔으며 특히 올들어 일본의 역사왜곡 문제가 불거지면서 그 어느 때보다도 경색된 국면이었다. 특히 경제ㆍ통상ㆍ문화ㆍ관광 등 실질적인 분야에 있어서는 서로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으면서도 역사왜곡 문제가 우리국민의 대일감정을 악화시켜 양국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키는데 걸림돌로 작용했다. 그러나 2002년 월드컵 대회의 공동개최국으로서 상호 협력이 절실한 관계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임에 따라 김 대통령이 고이즈미 총리의 방한을 전격 수용한 측면이 강하다.
결국 고이즈미 일본 총리의 이번 방한과 한일정상회담은 양국간 관계복원의 단초는 마련했지만 정상화까지 가는 길은 아직 멀고 험난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할 수 있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날 과거사 문제와 관련, "지금까지 외국으로부터의 침략ㆍ조국 분단 등 참기 힘든 곤경과 수난속에서 (한국민들이) 받은 고통은 저의 상상을 초월한다"며 "이런 역사관계를 볼 때 서로 반성하면서 고통스런 고난을 두번다시 겪지않도록 협조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총리 대신 정치인의 한 사람'이란 표현을 사용하고, '서로 반성해야 한다'고 말해 사과 의지가 있는지 의심케 했다.
정상회담에서는 최근 현안으로 떠오른 남쿠릴 열도에서의 꽁치조업문제에 대해 서로 대화를 통해 합리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두 정상은 이와 함께 내년 월드컵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협력방안과 양국간 투자 및 교역확대 등 경제ㆍ통상문제에 대해 긍정적인 대화를 나눴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와 관련해서는 우리측의 당초 입장인 역사교과서 재수정 요청이 수용되지 않았다. 다만 문제점을 공동인식하고 과거사에 대한 올바른 기술이 이뤄져야 한다는 전제아래 역사공동연구기구를 설치하고 구체방안에 대해 외교당국간 협의를 조기에 연다는 데는 합의했다.
김 대통령은 꽁치분쟁의 원인제공자인 일본측에 대해 강한 유감의 뜻을 전달했으며 이에 대해 고이즈미 총리는 "남쿠릴 문제는 일본에는 영토주권에 해당하는 중요한 문제지만 한국에 있어서는 절실한 어업문제이므로 금후 서로 대화를 통해 합리적인 해결이 가능하도록 고위 외교당국간에 진지한 협의가 이루어지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어 "내년도 조업을 위해서 지금부터 협의를 시작하면 좋은 해결책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여 앞으로 외교당국자간 협의가 주목된다.
이와 함께 내년 월드컵 축구대회 공동개최를 계기로 한국인의 일본 입국비자 면제 등 양국간 인적교류를 활성화하고 한일 투자보장협정 체결 등 경제ㆍ통상을 강화하는 문제에 대해 두 정상이 원칙적으로 합의한 데에도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두 정상은 특히 2002년 월드컵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공동노력ㆍ월드컵에 대비한 테러대책 공동모색ㆍ대북정책 공조 등 양국관계를 실질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합의를 도출했다. /황인선기자 his@sed.co.kr
황인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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