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활짝 열린 파생금융시대(사설)
입력1997-07-10 00:00:00
수정
1997.07.10 00:00:00
우리나라 증권시장에도 본격적인 파생금융시대가 열렸다. 지난 7일 주가지수 옵션시장이 개설돼 운용에 들어감으로써 파생금융시대가 활짝 핀 것이다. 첫날 거래량은 3천77건계약·대금은 1억2천만원, 둘쨋날인 8일에는 8백29건계약·대금은 2천7백만원으로 미미한 편이다. 거래 초창기 탓인지 계약건수나 대금 모두 기대에는 못미쳤다그럼에도 불구 이번 옵션시장개설은 큰 뜻을 지닌다. 지난해 주가지수 선물시장에 이어 옵션시장도 개설됨으로써 우리증시가 마침내 선진 종합증시로 발돋움한 것이다. 우리증시는 현물거래로 따져 세계 12위권이다. 그런데도 파생상품 거래가 제대로 형성되지 못해 종합증시로 인정받지 못했다.
주가지수 옵션은 지난 83년 미국의 시카고 옵션 거래소 (CBOE)가 스탠더드 앤드 푸어(S&P) 100지수를 대상으로 거래를 시작한 것이 시초다. 이 인공상품은 첫 개설이래 불과 14년동안 세계증시의 주요 상품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성공했다. 시카고에 이어 뉴욕(지수·NYSE) 런던(FTSE 100) 파리(CAC 40) 싱가포르(닛케이 225) 동경(TOPIX) 오사카(대판·닛케이 225와300) 프랑크푸르트(DAX)등 세계 24개국의 주요 증시에서 선물시장과 함께 증시를 이끌어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25번째 옵션시장 국가로 그렇게 늦은 편은 아니다.
○세계 25번째 옵션시장
오늘날의 증시는 선물·옵션과 같은 파생금융상품거래가 현물시장 규모를 능가하고 있다. 또 상품이 계속 개발되고 있어 무한대의 성장을 약속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금리나 외환자유화가 이루어지지 않아 주가지수 대상의 파생금융상품만이 거래되고 있다. 앞으로 금융이나 외환으로까지 확대될 경우 엄청난 거래가 예상된다.
○위험만큼 성장가능 무한
옵션은 주식이나 채권 등 실물자체를 거래하는 것이 아니다. 옵션매매시점에서 장래 일정시점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주식이나 채권을 매매할 수 있는 권리이다. 이 권리는 투자자가 매수를 한 것이므로 유리한 때만 행사, 이득을 얻는다. 만약 불리할 경우 권리를 포기하면 돼 선택권을 가졌다는 점에서 옵션이라고 한다. 이 경우 투자자는 당초에 선택권을 매입한 금액만큼 손해를 보게 된다.
우리나라는 거래대상으로 한국종합주가지수(KOSPI)200을 설정했다. 이 선택권은 살 수 있는 권리의 콜 옵션(매도 선택권)으로 구분되며 기회를 보아 사거나 팔기 위해서 양쪽으로 가게 되면 더블 옵션으로 구분된다.
증권시장에 현물·선물·옵션 등 3개장이 함께 있게 되면 상호 보완거래가 이루어지고 유기적이 된다. 따라서 가격안정과 함께 상호간에도 거래가 늘어나 유동성이 증가한다. 현물증권거래가 잘못 예측된 경우에는 선물과 함께 옵션거래를 일으켜서 위험을 회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의 유연성과 함께 위험관리 수단의 한 방편이기도 하다. 그러나 적은 비용으로 높은 수익을 얻을 수도 있어 투기적인 거래도 가능, 많은 피해가 발생하기도 한다.
○제도·전산 시스템 보강을
영국에서 가장 오래된 베어링 은행이 지난 95년 싱가포르지점에 근무중이던 한 딜러의 투기거래로 파산, 충격을 던진 적이 있다. 선물 옵션거래가 그만큼 위험을 동반하고 있다는 실례다. 일본의 선물 옵션시장이 개설된 이듬해인 90년 미국을 중심으로 한 외국 투자자들은 엄청난 투기이익을 올렸다. 반면 일본은 회복불능의 손실을 보았다. 개설 초창기라 전문지식이 부족했던 탓이다.옵션과 선물거래에는 멀리 내다보는 혜안이 요구된다.
우리증시는 옵션시장이 정식으로 개설되기 전 지난 2월부터 6월까지 3차례에 걸쳐 단계적인 모의실험 시장을 운용했다. 이것만으로는 완벽한 실험을 했다고 할 수 없다. 오히려 실전에서 국제 경쟁력이 배양되고 많은 투자기법과 전략이 개발된다.
증권거래소는 우리나라의 옵션제도가 국제적 기준에 부합되는 거래제도의 전산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효율적인 시장관리와 투자자의 편의를 위한 제도도 충분히 마련돼 있다고 강조했다. 거래제도와 전산시스템은 끊임없이 보강되어야 한다. 특히 옵션거래는 한치의 실수라도 있어선 큰일이 난다. 그래야만 국제적인 증시로 발전할 수 있다.
정책당국도 과거 현물시장에서처럼 시장 운용을 해서는 안된다. 자율적인 운용이 가능하도록 미리 정책적인 배려를 해야 한다.
우리증시가 가장 선진적이랄 수 있는 옵션제도를 도입한 것은 잘한 일이다. 이번 옵션시장개설을 계기로 투자자·증시·정책당국은 올바른 인식아래 우리 증시가 세계적 수준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이끌어가야 한다.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