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STX조선해양이 채권단 자율협약을 통한 경영정상화를 추진한다.
STX그룹은 STX조선해양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채권단 자율협약 체결을 신청했다고 2일 밝혔다. STX조선해양은 지난 5년간 계속돼온 조선ㆍ해운 불황으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어왔다.
채권단 자율협약은 강제성을 갖는 기업구조조정촉진법 적용 대상이 아니며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에 비해 기업 이미지에 미치는 영향도 적어 정상적인 영업활동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채권단은 채무상환 유예나 긴급자금 지원 등을 통해 일시적 유동성 위기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된다. 다만 STX조선해양은 자산매각과 구조조정ㆍ경영효율화 등 강도 높은 경영정상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
STX조선해양의 한 관계자는 "1,400개, 6만명에 이르는 협력업체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3만5,000명에 달하는 회사 종업원의 고용유지를 위해 채권단 자율협약 신청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STX그룹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그룹의 주력사업인 조선ㆍ해운 시황이 지속적으로 악화되면서 자산매각과 자본유치 등 자구노력을 진행해왔다. 지난해에는 해외 자회사인 STX OSV 매각과 STX에너지 지분매각 등으로 약 1조1,300억원의 신규 자금을 확보하기도 했다.
하지만 선제적인 자금확보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선박 가격 하락과 수주난이 지속되고 금융시장 경색으로 회사채 발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결국 핵심 계열사인 STX조선해양이 채권단 공동관리에 들어가는 상황에 처했다.
STX그룹 관계자는 "STX조선해양은 수주잔액만도 159억달러에 이르는 세계 4대 조선소로 글로벌 경쟁력과 성장잠재력을 가진 만큼 향후 조선시장이 회복되면 자율협약 조기졸업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산업은행은 이날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우리ㆍ농협ㆍ외환ㆍ수출입은행 등 채권금융기관을 소집해 STX조선해양에 대한 자율협약 체결 여부를 논의했다. 채권단은 앞으로 서면동의 절차에 착수해 75%의 동의를 얻으면 STX조선해양과 자율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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