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도요타 리콜사태 남의 일 아니다" 기업 품질관리 비상 2차전지업체 "반사이익보다 안전 우선"車업계도 협력사 기술관리에 바짝신경 김현수 기자 hskim@sed.co.kr "반사이익을 말하기 앞서 똑같은 실수를 두번 반복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LG화학의 한 관계자) 추석 연휴를 보낸 기업들은 휴식 끝의 나른함을 즐길 여유 없이 곧바로 품질관리에 돌입하고 있다. 연휴 직전 발생한 '소니의 2차전지 폭발사태'와 이로 인한 대규모 2차전지 리콜 등은 품질관리에 허점이 생길 경우 기업에 어떤 피해가 돌아올 것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줬기 때문이다. 싱글PPM 품질혁신추진본부를 운영하고 있는 대한상의 이현석 상무는 "섣부르게 반사이익을 논하기에 앞서 국내 기업들도 소니와 도요타의 리콜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며 "과거 100만개의 제품 중 10개 미만의 불량률을 허용했다면 지금은 완전 무결점 제품만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장 긴장하는 기업은 소니와 직접 경쟁을 벌이고 있는 2차전지 업체들.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란 성급한 전망보다는 '혹시'하는 긴장감이 돌고 있다. 삼성SDI의 경우 제품 설계에서부터 철저한 시뮬레이션을 통한 사전검토를 하고 있다. 생산라인에서도 주요 공정마다 수시로 제품의 품질 검사를 실시하는 등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생산능력이 소니를 제치고 일본 산요에 이어 세계 2위에 올라선 만큼 품질에서도 확실하게 선두업체로 나서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삼성SDI의 한 관계자는 "첫째도 제품의 안전성(Safety), 둘째도 안전성, 셋째도 안전성이라는 것이 사업부의 경영방침"이라며 "원가가 상승하고 판매량이 줄더라도 완벽한 품질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안정성을 확보한 신제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자와 만난 김순택 삼성SDI 사장은 "폭발성이 없는 2차전지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4년 말 원통형 전지의 리콜 사태로 2개월간 가동을 중단했던 LG화학. 2차전지 생산라인인 청주공장과 오창테크노파크에서는 두번의 실수는 없다는 각오로 품질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LG화학의 한 관계자는 "품질에 이상신호가 조금이라도 나타난다면 아예 라인 자체를 재점검한다"며 "애플사의 리콜 사태로 라인 가동 중단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겪은 만큼 직원 하나하나가 품질관리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LG화학의 품질관리는 휴렛팩커드(HP)ㆍ소니에릭슨ㆍ지멘스ㆍ델컴퓨터ㆍ애플ㆍ모토롤러 등 해외 주요 업체들을 다시 불러 들이고 있다. 해외 주요 고객들로부터 신뢰를 완전히 회복하고 있는 셈이다. 자동차업계는 협력업체의 기술관리에 바짝 신경쓰고 있다. 도요타의 리콜 사태도 결국은 세계 각지에서 생산되는 부품 관리에 빈틈이 생겼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부품업체는 물론 해외생산기지 협력업체들의 기술수준을 끌어올려야만 품질수준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ㆍ기아차는 1차 협력업체의 품질운영시스템을 평가하는 '5스타 등급제도'와 2차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현장 위주의 품질관리와 점검을 하는 '협력업체 품질(SQ) 마크' 제도를 운영 중이다. 특히 '게스트 엔지니어' 제도를 도입, 협력 부품사 기술자들을 파견받아 부품설계구상 단계에서부터 기술지원과 공동연구를 실시하고 있다. GM대우는 세계 자동차 1위 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 협력업체들이 가능한 많은 생산물량을 확보하는 동시에 품질수준을 확보하고 있다. 신차 개발시 파트별 부품업체를 참여시켜 기술ㆍ정보교류를 하는 르노삼성은 협력업체를 르노ㆍ닛산의 공동구매 조직(RNPO)에 등록시키기 위해 자체 평가 도구를 개발해 협력업체의 품질관리를 하고 있다. 쌍용자동차는 신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분야별 협력업체에 교육과 시험ㆍ평가 등을 실시해 프로젝트 참가자격을 주는 'SSQ(Ssangyong Supplier Quality)인증' 제도를 도입, 협력업체의 품질 제고와 자생력 향상을 유도하고 있다. 입력시간 : 2006/10/08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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