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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밀레니엄 첫대선] 고어 패배인정 번복 "승부는 이제부터"
입력2000-11-09 00:00:00
수정
2000.11.09 00:00:00
[美 밀레니엄 첫대선] 고어 패배인정 번복 "승부는 이제부터"
'피말리는 대접전'
7일 미 전역에서 실시된 제 43대 미국 대통령 선출을 위한 선거는 일대 '해프닝'을 연출하고 장기전으로 돌입했다.
모든 방송사가 조지 부시의 당선 소식을 전한 지 불과 몇 시간만에 이번 선거의 최대 접전지이자 부시의 승리를 결정지은 플로리다 주의 개표 결과가 다시 미궁 속에 빠진 것. CNN 등 방송사들은 황급히 당선 보도를 취소하고 부시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냈던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는 재빨리 패배 인정을 번복, "승부는 이제부터"라는 희망을 비췄다.
○.개표 과정이 유례없는 대혼전 양상을 보이자 이로 인한 혼란이 여기 저기서 빚어졌다.
특히 미 언론들은 여론조사와 출구 조사를 근거로 발표한 당선자 예측을 서둘러 속속 철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국 채널인 ABC를 비롯 미 3대 방송과 뉴스 전문 CNN및 지역 방송들은 개표가 중반을 넘기며 후보간 득표율이 수시로 바뀌자 당초 발표한 예상 득표수를 모두 취소한다는 내용을 방송하기도.
○.선거가 유례없는 각축전을 벌이자 유럽 투자가들은 7일 대선 결과가 달러와 유로화에 미칠 파장을 예측하느라 부심. 분석가들은 이와 관련,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와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 중 누가 당선되더라고 달러 가치의 상승에는 변함이 없겠지만 두 후보가 판이한 통화시장 정책을 표방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분석가들은 부시 후보가 승리할 경우 달러가 또 한차례 급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고어 후보가 당선된다면 시장간섭을 통해 유럽중앙은행(ECB) 지원할 가능성이 높아져 유로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가들은 주장.
○.빌 클린턴 대통령은 7일 부인 힐러리 여사, 딸 첼시와 함께 뉴욕 채퍼쿼 투표소에서 투표한 뒤 차기 대통령이 결정되면 잔여 임기동안 레임덕 현상이 가중되지 않겠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선거 결과에 개의치 않고 임기가 만료되는 향후 10주동안 대통령으로서 계속 목소리를 높일 것"이라고 대답. 클린턴은 환호하는 시민들에게 "앞으로 공직에 출마할 생각은 갖고 있지 않으며 좋은 시민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히고 "앞으로 무슨 일을 하더라도 행복할 것"이라고 여유를 보였다.
○.미국의 대통령과 주지사, 상ㆍ하의원 등을 선출하기 위해 7일 실시된 선거의 투표율이 당초 예상했던 50%를 크게 웃돈 것으로 추계되고 있다. 올해의 대통령 선거가 근년에 보기 드문 대접전을 보였지만 막상 투표율은 72년만의 최저 기록이었던 지난 1996년의 49.08%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전국의 투표소 보고에 따르면 실제 투표 인원은 선거 전문가들의 당초 예상을 훨씬 웃돌고 있다는 것.
○.특수를 기대했던 미 정치 및 선거관련 웹사이트들은 예상밖의 파리를 날린 반면 주요 언론사 사이트들은 선거 결과를 알아보려는 네티즌들의 방문으로 유례없는 접속 기록을 세웠다. ABC 뉴스 웹사이트는 7일 저녁까지 2,400만 페이지 뷰를 기록,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의 빌 클린턴 대통령 성추문 관련 보고서가 게재됐던 지난 98년의 기록을 단숨에 깼으며, CNN도 이날 하루 7,500만 페이지 뷰를 기록해 기록을 경신한 것으로 추산됐다.
/뉴욕=이세정특파원 boblee@sed.co.kr
입력시간 2000/11/09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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