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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투자銀 천국서 지옥으로
입력2001-03-18 00:00:00
수정
2001.03.18 00:00:00
투자자금이탈·수임료급감등 각종 악재로 '몸살'증시폭락, 투자자금 이탈, 기업공개(IPO) 및 기업인수합병(M&A) 급감 등으로 월가에 매서운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지난해 미 금융기관들은 사상최대의 실적을 기록, 임직원들에게 두툼한 보너스 봉투를 선물했지만 올해는 해고통지서와 깎인 급여명세서만을 쥐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는 최신호(26일자)에서 금융기관 특히 투자은행들이 불과 1년만에 천국에서 지옥으로 추락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봄 이후 이어진 증시하락에도 불구 모건스탠리, 메릴린치, 골드만삭스 등 초대형 투자은행들은 지난해 사상최대인 2,450억달러의 순익을 기록하며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그러나 올들어 이들의 수입원은 날로 고갈되고 있다.
7%대의 고액 수수료를 안겨준 IPO의 경우 나스닥 침체로 기업들이 시기를 늦추거나 아예 계획을 포기하고 있다. 지난 주말까지 IPO기업수는 21곳으로 85건을 기록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분의 1수준으로 급감했다. M&A중개 수임료 역시 M&A성사금액이 지난해 66% 수준인 3,270억달러로 줄어들면서 얄팍하긴 마찬가지다. 그나마 기대를 걸었던 정크본드 발행 역시 부도기업이 늘어나며 신통치 않은 상황이다.
상황이 급변하면서 금융기관의 주가도 곤두박질하고 있다. S&P 금융지수는 올들어 30%나 폭락, 지수 전체 하락률보다 두배나 높은 수준이다. 증시에서 개미들이 이탈하면서 증권사들의 경우 올 1ㆍ4분기 손실까지 예상되고 있다.
상황이 급변하자 금융기관들은 서둘러 자산매각, 인력감축, 비용절감 등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각사의 최고경영진들은 '현금확보가 최우선'이라는 판단 아래 각종 계획을 내놓고 있다. 대형 투자은행 가운데 월가에 본사건물을 소유한 마지막 기업인 JP모건- 체이스의 경우, 본사건물을 20억달러에 내놓았을 정도다.
회사별로 인력감축 계획도 속속 발표되고 있다. 베어스턴스은행은 지난 6일 400명의 정리해고 방침을 발표했으며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메릴린치 등도 올 연말까지 전체 인력의 10%를 줄일 방침으로 알려졌다. 컨설팅기업인 존슨 어소시에이츠의 매니징 디렉터 앨런 존슨은 "사정이 나쁜 곳은 15% 이상의 인력감축을 계획하고 있는 곳도 있다"며 "많은 고통이 뒤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자구안도 시장이 살아나지 않는 한 임시방편에 그칠 수밖에 없다. 금융전문가들은 미국의 경기침체가 본격화하고 증시가 활력을 찾지 못할 경우 젊은이들에게 '꿈과 도전의 장소'였던 월가가 '탄식과 좌절의 장소'로 변할지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김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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