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형문화재가 빚은 전통주, 수백년 전통명가의 젓갈, 명인이 만든 녹차…. 국내 명인들의 장인정신과 정성이 깃든 ‘작품’들과 대대손손 고유의 맛을 지켜온 ‘종가 비법 음식’이 줄줄이 올 설 백화점 주력 선물세트로 등장하고 있다. 명품 한우, 명품 굴비 등 그 동안 백화점들이 선보였던 초고가 명품세트의 후속탄격으로 차별성과 희성을 내세워 갈수록 비중이 커지는 VIP고객을 겨냥한 프리미엄 마케팅의 일환인 셈이다. 하지만 가격대가 워낙 높고 최근 소비심리가 위축돼 있어 기대만큼 잘 팔릴 지는 미지수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설엔 무형문화재ㆍ신지식인ㆍ명장 등 각 분야의 대가가 만든 다양한 ‘작품’들을 백화점 선물 매장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됐다. 현대백화점은 국내 전통수제녹차 제조 1호 명인인 박수근씨의 ‘명차 입동’ 녹차를 7세트 한정판매로 준비했다. 녹차 100g과 칠기자개함으로 구성된 세트 가격은 350만원. 신세계백화점은 농림부 지정 전통식품 명인인 신광수씨의 ‘무애차’(40g)를 45만원에, 무형문화재이자 국가지정 명인인 우희열ㆍ조정형ㆍ송강호ㆍ지봉남씨 등 4명이 빚은 ‘전통 명주 4종’을 7만5,000원에 선보인다. 또 신지식인 농업인인 한강희씨와 김대립씨가 각각 생산한 ‘유기농 배’와 ‘청토 토종꿀’, 장류 명인인 도완녀 부부가 강원도 정선에서 만든 ‘메첼 프리미엄 장류 세트’도 함께 준비했다. 수대 째 전통명가의 비법이 담긴 ‘손 맛’도 명품 선물로 재 탄생됐다. 롯데백화점은 혜경궁 홍씨의 ‘진찬연세트’를 240만원에, 예안 이씨의 ‘연엽주세트’ 8만원, 전남 담양 창평 고씨의 360년 전통을 계승한 종부 기순도 여사가 직접 담근 40만원짜리 ‘기순도 장류세트’ 등 명문 종가 선물세트를 제작했다. 신세계백화점은 4대째 어란 제조의 맥을 이어온 김광자 명인이 만든 ‘영암어란 프리미엄 젓갈세트’를 46만원에 내놓았고, 갤러리아백화점은 60년간 3대째 전통 종가집 맛을 이어온 요리연구가 정연선 선생이 엄선된 최고의 재료로 천연 조미료만을 사용한 명품 찬세트인 ‘예문궁중명찬’을 50세트 한정으로 75만원에 마련했다. 현대백화점은 양념갈비로 유명한 30년 전통의 삼원가든에서 제작한 ‘한우 양념 명가 梅호’를 48만원에 판매한다. 이외에도 명인녹차와 장인이 만든 다기세트로 이루어진 롯데백화점의 ‘쌍계제다 일화개 다기세트’가 350만원에, 옛 궁중방식 그대로 만든 한과를 한지 자재로 포장한 갤러리아백화점의 수제 명품 한과세트인 ‘명품 한지 자개’가 100만원에 판매된다. 신세계백화점 식품팀 명창진 바이어는 “희소성과 차별성 있는 선물을 원하는 고객이 늘어나면서 이번 설부터 장인들이 만든 명인명가 선물세트를 처음으로 개발하게 됐다”면서 “반응이 좋으면 전국의 명인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품목 수를 늘려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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