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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당국 1,200원까진 용인할듯
입력2000-11-24 00:00:00
수정
2000.11.24 00:00:00
환율, 당국 1,200원까진 용인할듯
환율이 연일 급등하면서 추가상승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장은 정부가 수출경쟁력, 경기부양등을 고려해 이 같은 환율상승을 어느 정도 용인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23일 김용덕 재경부 국제금융국장과 이재욱 한은 국제국장의 발언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의 환율목표대 역시 1,200원 수준이라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우리의 수출경쟁력 등을 고려할 때 대만 달러나 일본 엔화의 절하수준에 따라가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환율폭등세가 1,200원에서 멈추지 않는 경우다. 정부는 930억달러 이상의 외환보유고를 믿고 있지만 역외 투기세력의 공격이 계속되면서 불안심리가 확산될 경우 정부가 의도하는 선에서 환율이 멈출 지는 미지수다.
◇정부의 목표 환율대는 1,200원 수준(?)
이재욱 한은 국제국장은 이날 "환율급등을 용인하겠다는 뜻은 아니다"고 전제하면서 "그동안 다른 통화에 비해 우리나라와 대만 통화만 고평가 지적을 받아 왔기 때문에 다른 통화와 보조를 맞춰 가지 않으면 수출경쟁력 약화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재경부 김용덕국장은 "올들어 대만달러가 4.3%, 일본 엔화는 7.2%, 태국 바트화는 15%, 호주달러는 20%씩 미달러에 대해 평가절하된데 비해 원화는 4.2% 절하에 그친 상태"라고 말했다.
지금까지의 환율급등은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일본수준인 7.2%가 절하되면 우리 환율은 1,220원 수준이다. 또 23일 국내시장 종가 1,193원은 지난해 말 대비 4.8% 절하된 셈이다.
결국 우리의 수출경쟁국인 대만, 일본등과 비교할 때 1,200원 수준은 정부가 용인하고 있다는 것이 시장의 시각이다.
◇환율상승 용인이유
정부가 환율상승을 용인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수출경쟁력과 경기부양을 들 수 있다. 내수가 극심한 침체를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등 수출 주력제품의 국제가격도 떨어지고 있다. 이에 시장은 정부가 어느 정도의 환율상승을 용인, 수출경쟁력을 높이면서 이를 이용해 경기부양을 노리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문제는 물가와 금리이다. 환율이 오르면 수입물가 상승으로 국내 물가가 오르고 물가상승은 금리상승으로 이어진다. 구조조정이 상당기간 지속돼야 하는 상황에서 금리상승은 정부가 수용하기 어렵다.
그러나 경기가 하강하고 있고 내수침체가 이어지고 있어 물가와 금리문제에 대한 정부의 걱정을 상당부분 덜어주고 있다. 역으로 말하면 지금이 환율상승의 호기란 분석도 가능하다.
◇전망
문제는 1,200원을 훌쩍 넘어서 폭등세가 지속되는 경우이다. 김용덕국장은 이날 "일부 투기세력이 가세하지 않았느냐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고 우리는 외환위기라는 쓰라린 경험을 갖고 있다. 환율폭등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탈로 이어진다는 경험도 했다.
불안심리가 확산되면서 일반인들의 달러 사재기가 확산되며 환율상승세가 가속화될 수 있다.
물론 한은은 11월 전체적으로 달러공급이 수요보다 많고 내달에는 공급이 약간 초과할 것으로 보여 이 같은 급등현상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재경부 김국장 역시 "필요한 경우 적절한 외환수급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은 추가상승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동남아 통화불안 지속, 내년도 경상수지 흑자 축소가능성, 구조조정 부진, 내년초의 2차 외환자유화에 따른 자금이탈 가능성 등이 이 같은 분석을 낳게 하는 이유이다.
결국 시장의 이 같은 추가상승 압력에 정부가 기존의 소극적 자세를 유지할 지, 아니면 목표환율대를 초과하는 것으로 보고 적극적으로 대처할 지가 관건이다.
홍준석기자
전용호기자
입력시간 2000/11/24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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