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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인수가격 제시, HSBC에 '막판 역전승'

■ SCB, 제일은행 인수<br>뉴브리지 5년만에 1조 차익<br>정부는 공자금 5조 회수못해<br>인수후 경영행보 은행권 촉각

높은 인수가격 제시, HSBC에 '막판 역전승' ■ SCB, 제일은행 인수뉴브리지 5년만에 1조 차익정부는 공자금 5조 회수못해인수후 경영행보 은행권 촉각 '막판 역전승.' 스탠다드차타드(SCB)의 제일은행 인수는 한마디로 이렇게 요약된다. 홍콩상하이은행(HSBC)으로 굳어지던 제일은행 인수전에 높은 가격을 제시하며 뒤늦게 뛰어들어 최종 승자로 결정났기 때문이다. 금융계는 SCB가 제일은행 인수에 '풀 베팅'을 한 만큼 앞으로 한국 내 영업활동을 대폭 강화할 것으로 보고 이후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에 별도로 제일은행의 대주주인 뉴브리지는 인수 5년 만에 1조원 이상의 차익을 남기는 성과를 거둔 반면 정부는 그동안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5조원이 넘는 공적자금을 회수하지 못하게 돼 다시 공적자금 회수 논란에 휩싸이게 됐다. ◇막판에 HSBC 누른 SCB=뉴브리지가 제일은행 지분매각을 추진한 것은 지난해 1월부터다. 뉴브리지는 HSBC와 SCB 등을 대상으로 지분매각 의사를 공식 타진했으며 이후 비밀리에 협상을 진행했다. 매각협상이 본궤도에 오른 것은 11월 초. HSBC가 제일은행의 장부가격을 웃도는 인수가격을 제시하자 뉴브리지는 물론 예금보험공사 등 정부 관계자들의 움직임도 바빠지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제일은행의 인수자는 HSBC 쪽으로 굳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크리스마스 이브인 12월24일 인수자 발표가 돌연 연기됐고 금융권에서는 또 다른 인수자로 거론되던 SCB가 집중 부각되기 시작했다. 실사결과를 바탕으로 HSBC보다 훨씬 높은 가격을 써낸 SCB 쪽으로 인수자가 기울어졌다는 분석이었다. 실제로 뉴브리지는 지난해 말부터 올초까지 인수가격과 자금조달 조건 등을 놓고 고심하다 결국 인수가격을 높게 제시한 SCB를 낙점했다. ◇뉴브리지 5년 만에 200% 수익, 정부 30% 손실=뉴브리지캐피탈은 지난 99년 12월 정부지분 51%를 주당 5,000원씩 총 5,000억원에 인수했다. 이번 지분매각으로 뉴브리지가 거둔 차익은 1조1,500억원에 달한다. 정확히 5년여 만에 20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한 셈이다. 반면 정부는 그동안 제일은행 자산매각 등을 통해 총 10조1,549억원을 회수했고 이번 지분매각을 통해 1조7,490억원을 추가로 회수하게 된다. 결국 공적자금 총투입금액인 17조6,532억원 중 5조7,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은 손실을 보게 되는 셈이다. 공적자금 회수율이 전체 자금의 70%에 그치게 되는 것. 예보의 한 관계자는 그러나 "5개 퇴출은행과 서울ㆍ조흥은행 등의 평균 회수율은 60.9~63.4%였다"며 "70%를 회수하는 것은 양호한 편"이라고 말했다. ◇경영권 행사 위한 남은 절차 및 일정은=이번 지분매각은 지분을 100% 인수 및 매각하는 계약이기 때문에 양해각서(MOU) 체결 등의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 바로 본계약이 이뤄지는 셈이다. 정부는 뉴브리지가 30% 이상의 보유지분을 매각할 때 같은 조건으로 함께 지분을 매각하는 '드래그 얼롱(Drag Along)'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예금보험공사와 재경부의 지분도 일괄 매각해야 한다. SCB가 제일은행에 대해 경영권을 행사하기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릴 전망이다. 정부측 주식보유한도가 10%를 넘기 때문에 앞으로 정부의 매각심사 소위원회 및 공자위 전체회의를 거쳐 금감위의 최종 승인을 받아야 한다. 또 대금 입금 등 모든 법적 절차가 마무리되는 딜 클로징(deal closing), 주식이전 등의 절차가 마무리되려면 빨라야 4월 중순 이후라는 게 정부측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김정곤 기자 mckids@sed.co.kr 입력시간 : 2005-01-10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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