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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FTA비준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가능

정부 국정운영 또 큰짐…국회 비준도 장기 연기 될듯<br>美 하원 '임시지출안' 처리로 '레임덕 세션' 안열릴 가능성

쇠고기 파동까지 초래하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조기 비준에 매달렸던 이명박 정부의 전략이 실패로 귀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 FTA 비준을 미국이 사실상 내년 하반기 이후로 미뤘기 때문이다. 우리 국회의 비준 동의 작업 역시 미측과 마찬가지로 장기간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고 정부는 국정운영에 또 하나의 큰 짐을 안게 됐다. 28일 정부와 재계에 따르면 심각한 금융위기와 북핵 표류로 미 의회의 한미 FTA 비준은 일러야 내년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정부는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선거 후 정권이 교체되기 전 열릴 마지막 의회 회기인 ‘레임덕세션(lame duck session)’에 한가닥 희망을 걸었으나 이마저 어렵게 됐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지난 24일 미 하원이 6,300억달러의 정부 임시지출안을 통과시켜 레임덕세션은 열리지 않거나 열리더라도 주요 법안 심사 등 본격적 활동은 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11월에는 미 의회선거도 있어 내년에 새로 원 구성을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비준안 처리는 일러야 내년 하반기로 예상된다. 2010년까지 연기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주한 미상공회의소의 한 관계자는 “레임덕세션에 비준이 안 되면 미국도 새 의회의 원 구성과 신임 고위직들의 인사청문회에 시간이 많이 소요돼 한미 FTA는 내년 하반기 또는 내후년에나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닭 쫓다 지붕 쳐다보는 궁색한 처지에 몰리게 됐다. 정부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임기 내 한미 FTA 국회 비준 동의를 마무리하려고 미 쇠고기 개방에 적극 나섰지만 목표 달성은커녕 쇠고기 파동과 촛불집회 등 국내 분란만 만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외교부는 미측의 조기비준 가능성을 계속 강조하며 18대 국회에 새로 제출할 한미 FTA안의 대통령 재가까지 받아놓았다. 그러나 미 의회의 비준 연기 행보에 우리나라 국회도 비준안 처리를 상당기간 늦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정부의 잘못된 판단에 국회까지 놀아날 필요가 있느냐”고 강조했다. 비준안이 장기표류하면 한미 FTA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가열돼 제2의 촛불을 부르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어 정부는 국정운영에 커다란 부담을 안게 됐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미국 대선에서 한미 FTA에 반대하는 버락 오바마 후보가 당선되면 정부는 ‘한미 FTA를 죽이느냐, 살리느냐’의 기로에 설 수 있다”면서 “쇠고기 개방을 미리 내줘 누가 미국의 새 대통령이 되든 대응할 마땅한 카드도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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