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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름 깊어진 초이노믹스] '41조+α 재정 패키지' 약발 안먹혀… 내년 경기 전망도 잿빛

崔 "경기 하방 위험 커져" 4% 전망치 수정 시사<br>KDI도 올 3.4%·내년 3.5%로 성장률 대폭 낮춰<br>"한은 적극적 통화정책·당국간 전방위 공조 필요"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분기마다 1%씩 성장하겠다고 한 최 부총리의 의지는 이번 4·4분기부터 빗나갈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0월2일 관훈토론에서 "우리 경제가 4·4분기부터는 본격적으로 1%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에는 7월 새 경제팀이 출범한 후 추진한 부동산 경기부양책과 확대재정 등 정책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자신감이 배여 있다.

하지만 현재 한국 경제에 닥친 위기 상황은 최경환 경제팀의 생각과 달리 결코 녹록지 않았다. 추경에 버금가는 '41조원+α'의 확대 재정 패키지까지 동원했지만 4·4분기 경제 성적표는 0.8%(KID 추정치) 성장하는 데 그쳤다.

이달 하순 '2015년 경제정책 방향' 발표를 앞둔 최 경제부총리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내년 한국 경제는 대내외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 등으로 올해보다 더 하방 리스크가 커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두 달 만에 달라진 부총리의 경제인식=최 경제부총리는 10월 관훈토론 당시 "너무 작거나 늦게 대응해 '소극성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과감하고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며 "경기가 확실하게 회복될 때까지 거시정책을 확장적으로 운용하겠다"고 말했다. 성장률이 지난 1·4분기 0.9%에서 2·4분기 세월호 여파로 0.5% 성장하는 데 그쳤지만 확대 재정정책의 효과로 4·4분기부터 본격적인 성장 경로로 돌아갈 것이라는 의미였다.

하지만 두 달여 만에 그의 말은 바뀌었다. 최 경제부총리는 10일 한 방송사 주최 포럼에서 "당초 내년 경제성장률은 경상 6.1%, 실질 4%로 전망했지만 최근 대내외 여건 변화로 볼 때 다소간 하방 리스크가 생기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올해는 물론 내년 성장률 전망치의 하향 조정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커지는 대내외 하방 위험…3% 초반 성장에 그칠 수도=문제는 내년에도 세계경제와 국내 경제 모두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유로존이 여전히 침체의 늪에서 허덕이는 상황에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인 중국도 성장세가 급속히 둔화되고 있다. 일본도 지금까지 1,200조원에 가까운 돈을 풀었지만 여전히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유일하게 미국의 성장세마저도 우리 경제에 이점보다는 위험요인이 더 크다.

이에 따라 한국 경제가 내년에 3% 초반 성장에 그칠 수도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KDI는 "세계경제 성장세가 예상만큼 성장하지 않을 가능성이 상존한다"며 "만일 세계경제 성장률이 올해(3.3%)와 비슷한 수준에 머무른다면 한국 경제의 성장률도 3% 초반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민간 전문가의 인식도 비슷하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경제 회복에 성공한 미국이 내년에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경우 우리도 인상이 불가피해 취약가구를 중심으로 소비증가율이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경제를 살릴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인 상황에 정치권이 들썩이고 있어 장기침체로 빠지는 것 아닌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재정·통화·금융당국 전방위적 공조 필요=KDI는 이렇게 우리 경제가 처한 '내우외환'의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재정 당국의 확장적 재정정책뿐만 아니라 한은의 적극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가계부채의 연착륙을 위해서는 금융당국과의 정책 공조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성태 KDI 연구위원은 "저물가가 지속될 경우 기대 인플레이션 하락으로 거시경제 정책의 효과가 크게 제약될 수 있다"며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 기조도 이어져야 하겠지만 한은도 적극적으로 통화정책을 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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