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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바이어 통역도 그린피내라" 논란
입력1999-03-17 00:00:00
수정
1999.03.17 00:00:00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로 한푼의 외화가 아쉬운 판에 외국의 바이어와 그린에서 상담을 벌일 때 통역하는 사람에게까지 그린피를 받는 골프장들이 많아 사업가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중소 물류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K사장은 지난 6일과 14일 각각 다른 골프장에서 통역문제로 망신을 당했다.
상담이 잘 진행돼 계약성사를 눈앞에 두고 있던 두 외국인 업체의 임원들을 차례로 대동하고 라운드에 나섰는데 두 골프장 모두 통역도 그린피를 내야 한다고 주장, 옥신각신함으로써 외국바이어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줬다는 것이다.
6일은 통역을 티잉 그라운드로 직접 데리고 나섰다가 진행요원의 제지를 받았다. 옥신각신하는 사이 외국인 바이어의 심기가 불편해졌고 결국 통역의 그린피를 내기로 골프장측과 협의한뒤 라운드를 시작했지만 내내 분위기가 어색했다고 전했다.
14일은 이미 겪은 적이 있는터라 골프장측과 먼저 협의를 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 골프장은 그린피만 낼 것이 아니라 클럽과 골프화를 대여해야 한다며 추가비용을 요구했다. 「골프를 치지 않는 사람은 필드에 나갈 수 없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통역까지 나서면 한 팀에 5명이 된다는 것. 골프장측은 선심을 쓰듯 「특별히」5인 플레이를 허용하겠다고 했다.
결국 두번 모두 내키지 않은 라운드를 했던 K사장은 『이런 일은 나만 경험한 것이 아니고 당한 사람은 모두들 골프장측 방침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 골프장들은 이에 대해 『그동안 골프를 잘 치지 못하는 아내나 친구를 동반하고 나가겠다는 골퍼들이 많았다』며 『이들은 라운드 중간에 동반한 사람들에게 샷을 해보라고 권유하곤 해 진행을 지연시키거나 페어웨이를 망치는 경우가 있어 골프를 치지 않는 사람에 대해서도 코스관리차원에서 그린피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역대동을 허용할 경우 일부 골퍼들이 통역을 사칭한 초보자를 데리고 가는 부작용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같은 입장에 대해 골프장사업 주무부처인 문화관광부의 해석은 편의적인 발상이라는 지적이다.
문화부 체육지원과 박성락 사무관은 『지금은 범국민적으로 외자유치에 발벗고 나서는 상황이다』고 상기시킨뒤 『바이어 통역이라는 사실이 충분히 입증되고 뒤 팀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 당연히 그 정도는 배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작용을 걱정하기에 앞서 통역인지 여부를 가려낼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관계자들은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처럼 외국인의 경우 그린피를 내국인 비회원의 130%까지 높여 받고 골프를 치지 않는 통역의 경우 코스관리비 차원의 실비를 받는 방안이 오히려 합리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김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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