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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의 아이 월드]절망은 정치에 희망은 벤처에
입력2000-07-27 00:00:00
수정
2000.07.27 00:00:00
[김재원의 아이 월드]절망은 정치에 희망은 벤처에한 사나이가 한강에 빠졌다.
젊은 환경운동가들이 건져내자 그 마을 주민이 고래고래. 『그 고약한 놈 죽게 내버려두지 왜 건져.』 젊은 환경운동가의 대답. 『이 사람이 강물에 빠지면 한강물 다 버려요. 이 사람이 워낙 더러워서요.』 물에 빠진 사람은 그 근처 여의도의 국회의원이었다.
이 개그는 이미 3~4년 전 그러니까 지금의 여당이 야당이던 시절에 인터넷 유머 게시판에서 퍼온 글이다.
또 있다. 어느날 한 사나이가 한강 물에 빠졌는데 그 근처의 붕어와 잉어 200만 마리가 떠올랐다. 알고 보니 독극물보다 더 지독한 환경오염이 있었다. 물에 빠졌던 사나이가 국회의원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개그는 50여년만의 정권교체로 사라져 버릴 줄 알았다. 그러나 자민련을 원내 교섭단체로 만들려는 여권의 아주 진부한 정치적 노력에 의해 다시 살아나고 있다.
21세기는 적어도 정치권만은 「무늬만 밀레니엄」이라는 악담을 면치 못하게 되었다. 우리가 50년대나 60년대에 보았던 일들, 「김두한 전의원님」이나 「차지철 전의원님」 시절의 명장면(?)들을 16대 국회도 재탕하고 있다. 한때는 그 무대가 워낙 국민을 웃겨서 그런대로 저질스런 존재가치를 보존했지만 지금은 코미디도 어지간히 업그레이드되어 정치판의 질 낮은 어거지 테크노 슬립스랙(엎어치고 제처치기 코미디)을 즐길 관객이 없다.
여당의 책임 있는 대표가 나서서 『날치기 밖에는 없었다. 야당이 하도 강경해 국정을 이끌어나갈 수가 없었다. 이 외의 방법이 있다면 알려달라』고 스스로의 정치전략적 수준과 무능에 대한 체험적 고백이라도 있었다면 국민들은 그 솔직함을 갸륵해 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차라리 아무 수도 안 쓰는 무수로 나가든가.
그렇다고 빨끈해 가지고 독한 소리를 내뱉는 야당 총재의 팩하는 냄비 기질 또한 차기 정권을 놓고 본다면 수준이 잘 해야 범아시아권 이하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까지 달려들어 체질개선을 해놓았다는 대한민국 16대 국회가 그날 저녁 보여준 우울한 치고받기는, 체질개선 커녕은 컴퓨터로 따지면 286에도 못 미친다. 자칫하면 또 한 차례의 실패한 국회를 구경하는 것이나 아닌지 불안하다.
「무늬만 21세기 정치」, 「말로만 상생」이라고 인터넷을 통한 네티즌들의 아우성은 끝이 없다. 하지만 「무늬만이라도 새 국회다워라」는 충고라도 먹혀 들었으면 좋겠다. 삼복 무더위 속에 국회와 함께 증권시장은 무너져 가고, 희망에 부풀었던 벤처기업 가운데 영업을 중단한 중견업체가 나오는 등 도처에서 실패하는 소리 무너지는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 절망은 국회에 있고 희망은 아직도 벤처 쪽에서 창출되고 있다는 벤처 업계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우리나라 정치가 286, 386 수준을 넘어 펜티업급이나 인터넷PC 정도로만 된다면, 삼복이 아무리 무더운들 기다리고 있으면 서늘한 가을이 오지 않겠는가. 여의도의 가을을 실패한 가을로 만들지 말라. /코리아뉴스커뮤니케이션 대표
입력시간 2000/07/27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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