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중 신규 취업자 수가 25만8,000명에 그치는 등 고용사정이 나아지지 않으면서 우리 경제의 내수 모멘텀이 갈수록 약화될 것으로 우려됐다. 정부는 8일 내놓은 경제동향보고서(그린북)에서 “최근 취업자 증가 등 고용사정의 개선폭이 미흡해 민간소비 증가에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그린북에 따르면 교역조건 악화로 실질 국민총소득(GNI) 등 소득지표가 여전히 국내총생산을 밑돌고 있으며 1월 소비재판매는 설 이동효과 등으로 전년동월 대비 3.1% 증가에 그쳐 부진했다. 진동수 재정경제부 차관도 정례 브리핑에서 “소비를 중심으로 내수 흐름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의 완만한 둔화국면을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2월 전망 밝지 않아=그렇다고 2월의 경제지표에 대한 전망이 좋은 것도 아니다. 정부는 1월 산업생산만 7.4% 늘면서 전달보다 증가세가 확대됐지만 2월에는 증가율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자동차의 부분파업과 기아자동차의 생산라인 정비 등으로 제약을 받은데다 설 영향으로 조업일수가 줄어든 게 원인이다. 1월 4.6% 증가에 그친 서비스업 활동도 내수둔화 현상이 점차적으로 영향을 미쳐 2월 실적치는 더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1월 5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선 경상수지는 그나마 2월에는 균형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2월의 서비스수지가 크게 악화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수출이 다소 늘고 있는 게 이유다. 실제로 2월 수출은 설 영향으로 조업일수가 감소했으나 두자릿수의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소비회복의 가장 큰 열쇠가 될 고용도 1월 중 신규 취업자 수가 25만8,000명에 그치는 등 개선되고 있지 않다. 때문인지 소비재판매도 부진하다. 1월 소비재판매는 설 이동효과 등으로 전년동월 대비 3.1% 증가에 그쳤고 2월에는 신용카드 사용액의 증가세가 확대되고 백화점ㆍ할인점 매출액도 큰 폭의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국산 자동차 내수판매는 영업일수 감소로 인해 저조했다. ◇경기에 대한 기대도 냉랭=소비자들이 향후 경기에 대해 갖고 있는 기대감도 여전히 차갑다. 다만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기대심리가 다소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소비자전망조사’에 따르면 2월 중 소비자기대지수는 98.1로 전월의 96.1보다 소폭 높아졌다. 두 달째 반등하면서 지난해 4월 이후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기대지수는 지난해 4월 100.6을 기록한 후 10개월째 기준치인 100을 넘진 못했다. 기대지수가 100 미만이면 6개월 후 경기와 생활형편 등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가계가 긍정적으로 보는 가계보다 더 많다는 뜻이다. 경기에 대한 기대지수는 89.9로 여전히 낮았고 생활형편기대지수는 97.7에서 99.7로 올라갔다. 소비지출기대지수만 104.6으로 기준치를 웃돌았다. 소득계층별로는 월평균 소득 400만원 이상 계층의 기대지수가 98.8에서 102.9로 높아져 지난해 6월 102.8 이후 8개월 만에 다시 기준치를 넘어섰다. 300만~399만원 층은 99.9로 기준치에 바짝 다가섰다. 반면 100만원 미만의 경우 92.0, 100만~199만원의 경우 95.1 등으로 저소득층의 기대심리는 여전히 저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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