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 문화산책] 공영방송의 책무

언론이 공평무사하고 불편부당해야 한다는 것은 상식 중의 상식이다.

신문이든 방송이든 독자와 시청자, 곧 국민이 주인이기 때문이다. 전과는달리 그 영향력이 신문에 비해 한층 더 높아진 방송의 공영성은 더욱 중요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래 방송의 공영성이 의심받고 비판받고 나아가 비난당하는 까닭이 무엇인가.

균형이 깨어졌기 때문이다. 공평무사하고 불편부당한 공영성을 잃었기때문이다. 공영성이 의심받기는 MBC도 마찬가지이만, 특히 ‘국민의 소리’를 자임하는 KBS, 시청료를 준조세로 만들어 강제로 걷어가며 운영하는KBS에 대해 비난의 여론이 높다는 사실은 시청자나 KBS 모두를 위해서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국영방송뿐만 아니라 상업방송이라고 해도 국민의 재산인 전파를 이용하는 한 사회적 공기(公器) 역할에 충실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근래의 방송 행태를 보면 매우 걱정스럽다. 정치적으로 한쪽, 즉 정부·여당 쪽으로 치우친 방송 행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고도 공영방송이니 국민의 소리니 하는 말을 떳떳이 할 수 있단 말 인가. 이러면서도 시청료를 계속 강제로 징수하겠단 말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료를 더 올려야겠다는 소리가 나온단 말인가.

10년 전에 KBS가 TV시청료와 전기사용료 통합징수를 추진하면서 내세운 명분은 광고 폐지, 난시청 해소, 공영성 강화 등 세 가지였다. 그런데 이가운데 지켜진 것은 광고 폐지뿐, 정작 가장 중요한 공영성은 되레 크게 후퇴하지 않았는가.

권력은 영원불변하는 것이 아니다. 세월의 흐름과 시대의 변화에 따라정권은 바뀌는 것이다. 신문이든 방송이든 회장·사장이 주인이 아니다. 종사자가 주인도 아니다. 독자와 시청자, 곧 국민이 주인이다.

오늘만 보지 말고 내일을 내다볼 줄 알아야 한다. KBS는 전파의 진정한 주 인인 시청자, 곧 국민의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진정한 국민의 방송으로거듭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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