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은 '경제전망'에서 우리 경제의 회복기조가 완연한 만큼 강력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먼저 KDI는 금리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인상폭까지 제시하고 나섰다. 김현욱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지난 14일 '경제전망 기자간담회'에서 금리인상의 시점에 대해 "금리인상을 점진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여건은 조성됐다고 판단한다"며 "늦었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점진적인 금리인상을 하더라도 빠르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현재 2%대의 금리는 전례 없는 위기에서의 금리"라며 "정확한 인상폭을 말하긴 어렵지만 과거 최고 낮은 금리가 3%대인 점을 감안해 그 정도 수준으로 가는 게 맞지 않겠냐"고 말했다. 현오석 KDI 원장 역시 "금리인상의 시점을 실기할 경우 발생하는 부작용은 예상보다 크다"며 "금리를 올릴 타이밍을 놓치면 더 큰 폭의 조정을 해야 하고 시장의 충격은 더 커진다"고 말했다. 특히 위기 상황에서 신용보증 등의 지원은 구조조정이 필요한 한계 기업과 부실 가계에도 혜택이 주어진 만큼 보다 과감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KDI는 "금융시장 정상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취약 부문의 손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감내해야 할 부문"이라고 말했다. KDI는 비과세ㆍ조세감면 축소 등 재정지출에 대한 긴축을 주장하면서 건설업 등 구조적으로 과잉상태인 일부 업종의 구조조정도 강조했다. 부진의 늪에서 조금씩 빠져나오고 있는 고용에 대해서는 단기적인 처방보다는 기업의 노동수요를 높이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인에 대한 지원보다는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로 정책의 틀을 단순화하고 유연근로제를 확산시켜야 한다고 KDI는 지적했다. 특히 KDI는 중장기 고용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외국인 근로자의 현황을 파악해 정책에 반영할 것을 주문했다. 유경준 KDI 연구위원은 "고용허가제 사업장의 외국인 근로자가 고용을 보완하기 보다는 대체하며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줄이는 만큼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KDI에 앞서 성장률 전망을 발표한 삼성경제연구소는 금리인상에 대해 여전히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해 서로 다른 입장을 보였다. 삼성연구소는 총액한도 대출, 각종 펀드에 지원했던 자금 회수 등 남아 있는 위기대응 조치들을 단계적으로 철회하고 향후 경기상황, 물가 및 자산가격 불안 여부를 판단해 금리인상을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삼성연구소는 미국ㆍ중국 등의 금리인상에도 영향을 받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기준금리 인상은 경기회복 속도와 물가 및 자산 가격의 불안 상태를 점검한 후에 추진해야 한다"며 "주요국의 출구전략 추진 여부에 관계없이 국내 상황을 감안해 점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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