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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국가수반 탄핵사례

민심이반·쿠데타 상황서 추진…탄핵 확실땐 자진사임

의회가 소추권을 행사하는 근대적 의미의 탄핵제도는 14세기 영국에서 시작돼 1787년 미국 연방헌법에 명문화됐고 이후 유럽과 아시아.아프리카 국가로 전파됐다. 탄핵제도는 주로 권력통제의 수단으로서 법관에 대해 적용된 사례가 많았으며 국가 수반에 대한 탄핵추진 사례도 더러 있었으나 대부분 일부 중.후진국에 국한됐다. 또 의회의 탄핵소추는 이미 민심이 국가수반을 저버린 상태이거나 군부 쿠데타와 같은 비정상적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 대부분이었고, 그나마도 탄핵이 확실시될 경우 스스로 사임하는 방식으로 사건이 마무리된 경우가 상당수다. 1787년 탄핵제도를 도입한 미국은 그동안 17차례 탄핵이 추진됐고 이중 대통령은 1868년 앤드루 존스, 1974년 닉슨, 1998년 빌 클린턴 대통령 등 3차례에 불과했으며 실제로 파면까지 간 사례는 없었다. 부통령이었다가 1865년 링컨 대통령의 암살로 대권을 잡은 존스 대통령은 남북전쟁 당시 반란자에 대해 관대한 정책을 추진하다 의회와 마찰을 빚어 사면.임면권남용 혐의로 탄핵소추가 발의됐다. 하원의 소추안 가결후 당시 상원의 의석분포에 비춰 존스 대통령의 탄핵이 기정사실화됐으나 7명의 공화당 의원이 `정치적 자살'을 각오하고 반대표를 던져 1표차로 탄핵안이 부결됐다. 낙슨 대통령은 72년 대선을 앞두고 경쟁정당이던 민주당 전국본부인 워터게이트빌딩을 도청하는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스캔들에 시달리다 정당한 법의 집행을 방해한 혐의 등으로 하원에서 탄핵안이 가결됐다. 이후 닉슨 대통령은 이 사실을 은폐하려했다는 부도덕성 논란까지 제기되는 바람에 상원의 탄핵안 확정이 기정사실화되자 스스로 사임했다. 닉슨 대통령의 `워터게이트'에 빚대 `지퍼게이트'(백악관 인턴인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성추문 사건)로 불리는 클린턴 대통령의 사례는 의회가 탄핵 반대라는 국민적 여론을 무시하고 철저히 외부기관의 수사자료에 의존하는 등 탄핵제도의 부정적측면이 부각됐던 경우다. 클린턴 대통령은 98년 12월 위증 및 증거은폐 등 2가지 혐의로 하원에서 탄핵안이 가결됐으나 99년 1월 상원에서 부결돼 5개월 간 탄핵절차의 속박에서 벗어났다. 국가수반 탄핵의 경우 미국을 제외하면 주로 동남아시아나 남미 등 중.후진국가에서 주로 이뤄졌지만 자진사임이 아닌 탄핵 확정으로 물러난 대통령은 드물다. 반면 탄핵으로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파면은 물론 징역도 내릴 수 있을 만큼엄격한 제재수단을 둔 영국이나 독일, 프랑스 등 유럽의 경우 실제로 국가 수반이탄핵된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99년 인도네시아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취임 2년만인 2001년 7월 금융부패스캔들로 탄핵당해 불명예 퇴진한 압두라만 와히드 대통령은 탄핵안 확정으로 대통령직을 물러난 대표적인 사례. 와히드는 인도네시아 사상 최초로 민주적 절차에 의해 집권했으나 조달청 공금횡령사건에 연루된 의혹으로 반(反)와히드 세력과 충돌을 빚다 탄핵됐으나 퇴진을강력 거부하다 결국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며 정치인생을 마감했다. 유명배우 출신인 필리핀의 조셉 에스트라다 대통령은 98년 빈민층의 절대적 지지로 당선됐지만 재임기간 축재 및 뇌물 혐의로 2000년 7월 상원이 탄핵재판에 착수하자 스스로 사임했다. 남미에서는 89년 브라질 최초의 직선 대통령이었던 페르난두 콜로르 데 멜루 대통령이 부패 혐의로 92년 12월 시작된 탄핵절차가 하원의 의결을 거쳐 상원에까지 넘어간 후 돌연 사임했다. 파라과이의 루이스 곤살레스 마치 대통령은 직권을 남용, 수백만달러의 정부예산을 미국 은행의 본인 계좌에 예치한 혐의 등으로 작년 2월 탄핵안까지 제출됐으나상원 표결에서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위기를 넘겼다. 베네수엘라의 카를로스 페레스 대통령은 93년 부정부패에 대한 국민의 불만 및공금유용, 1천700만달러의 비자금 조성이 탄로나면서 탄핵소추되자 자리에서 물러났다. 일본계로서 대통령직까지 오른 페루의 알베르토 후지모리 대통령은 독재자란 비난을 받던 2000년 9월 국가정보국의 야당의원 빼오기 스캔들에 휘말리자 해외 정상회담 참석중 도쿄로 건너가 호텔 팩스로 대통령 사직서를 보내는 행각을 보였다. 이후 페루 의회는 후지모리의 사직서와는 무관하게 대통령 해임안을 가결처리함으로써 대통령직을 박탈하는 사실상의 탄핵절차를 취했다. 이밖에 97년 2월 에콰도르 의회는 압달라 부카람 대통령에 대해 무능을 이유로탄핵, 권좌에서 축출했고, 러시아도 99년 5월 보리스 옐친 대통령에 대해 하원에서체첸 전쟁과 소연방 해체 등 5가지 사유로 탄핵안 표결이 실시됐으나 부결됐다. 또 대만의 경우 야당인 국민당이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에 대해 원자력 발전소건설 중단 결정에 반발, 2000년 12월 탄핵횬?입법부에 제출했으나 표결까지 이르지는 못했다. 최신 사례로는 독립국가연합(CIS) 회원국인 리투아니아의 롤란다스 팍사스 대통령이 지난달 6일 대선기간 재정후원자였던 러시아 기업가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는 등헌법위반 혐의로 탄핵됐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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