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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있어 겨울이 즐겁다] 농민봉기 이끈 이자성의 삶

이자성<br> 양철민 지음, 황금분할 펴냄


경제 개발을 최우선 목표로 내세우고 있는 중국. 하루가 다르게 국가 경제가 발전하면서 풍요한 삶을 누리는 이들이 많아졌지만 한쪽에선 한숨을 쉬는 이들도 있다. 바로 농민들. 나라 살림이 좋아져 도시 주민들의 연 평균 수입은 3년 전 이미 100만원을 웃돌았지만 농촌 주민들은 30만원 남짓 수준에 그치고 있다. 도시와 농촌 격차가 커지면서 농민들은 불만의 목소리가 커진다. 자연스럽게 중국 최고 지도자들은 경제 발전 못지않게 농민 생활상에 큰 관심을 보인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 주석이 지난 1월 30일 설날을 맞아 산시성의 농촌 마을인 옌안을 찾은 것도 이런 맥락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농민 문제에 관심이 많은 중국 지도층들. 그 이유는 그들의 역사에서 찾을 수 있다. 진나라는 진승과 오광이라는 농민 봉기로 무너졌고 후한은 황건적의 난으로 붕괴됐다. 당나라는 소금장수 출신 황소의 난으로 망했고 원나라는 홍건적의 난으로 허물어졌다. 명나라는 1644년 농민 봉기를 이끌던 이자성이 베이징을 점령한 뒤 마지막 황제 숭정제가 나무에 목을 매 자살하며 종말을 맞았다. 이 책은 바로 명나라의 숨통을 끊어 놓은 이자성의 일대기를 다뤘다. 저자는 이자성을 알면 중국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한다. 1606년 섬서성 가난한 집안 아들로 태어난 이자성은 21세 때 역졸로 근무하다 조정에서 경비 절감을 이유로 역참을 정비하는 바람에 실업자 신세로 전락한다. 빚에 쪼들려 결국 목에 칼을 채우는 죄인 신세가 된 이자성은 가난의 비참함을 절실히 느끼고 25살에 농민 봉기에 참여한 뒤 30대 중반에 하남에서 대규모의 농민군을 끌어 모으며 서안을 점령한다. 급기야 1643년에는 100만이 넘는 농민군으로 세를 불리고 결국 3월 중순 베이징을 점령한다. 저자는 지금도 중국인들에게 신화적인 존재로 통하는 농민군 지도자 이자성의 파란만장한 삶을 담담한 필치로 그려내고 있다. 책의 끝장을 넘기고 나면 모택동이 공산 혁명을 이끌 때 이자성의 일대기를 가장 많이 참고했다는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경제 발전에 전념하면서도 농민들의 생활상에 관심의 끈을 놓지 않는 중국의 현재 모습을 이해하는데 단초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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