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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다르다. 시즌 메이저 2연패 및 대회 사상 첫 3연패에 도전 중인 ‘골프 여제’ 아니카 소렌스탐(34ㆍ스웨덴)이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맥도널드 LPGA챔피언십 첫날 경기부터 ‘남 다른’플레이를 펼쳤다. 선두는 아니다. 그러나 소렌스탐의 스코어 카드에는 다른 선수들에게는 다 있는 보기가 단 한 개도 없었다. 참가 선수 150명 중 유일하게 보기가 단 한 개도 없는 ‘무결점’플레이를 펼친 것이다. 골프가 실수를 줄이는 스포츠이며 긴장감이 극에 달하는 마지막 순간 미스 샷 확률이 낮은 선수가 훨씬 유리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소렌스탐은 1라운드부터 선두가 아니면서도 우승 트로피에 한 발 먼저 다가 선 셈이다. 10일 미국 메릴랜드 주 하브드 그레이스의 블록골프장(파72ㆍ6,486야드)에서 개막된 이 대회 1라운드에서 소렌스탐은 버디만 4개를 챙기며 4언더파 68타를 기록, 공동 선두에 단 1타 뒤진 공동 4위에 랭크 됐다. 공동 선두는 나탈리 걸비스, 로라 디아즈, 로라 데이비스 등 3명으로 4언더파 67타. 한국선수 중에서는 루키인 임성아(21ㆍMU)가 소렌스탐과 동 타로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선두 그룹을 이룬 걸비스와 디아즈는 각각 버디를 7개나 했지만 보기가 2개 있었고 데이비스는 버디 6개에 보기 1개를 했다. 임성아는 버디 6개에 보기 2개. 하지만 소렌스탐의 플레이는 결점을 찾기 힘들었다. 무려 310야드에 달하는 드라이브 평균 거리를 뽐내면서도 파3홀 4개를 제외한 14개 홀 중 단 1개 홀에서만 러프에 볼을 떨궜을 뿐 모두 페어웨이에 안착시키는 정확한 티 샷을 구사했다. 아이언 샷은 그린 주변 경사가 심한 탓인지 18개홀 중 13개 홀에서만 파 온에 성공, ‘컴퓨터 샷’의 명성을 살려내지 못했지만 퍼트 수를 27개로 줄여 특유의 집중력을 과시했다. 결국 소렌스탐은 출전자 중 유일하게 ‘무 보기’로 경기를 마쳤다. 생전 처음 접해보는 코스에 오르막 내리막이 심하며 갑작스러운 폭우 때문에 현지 시간으로 오후 3시45분부터 약 50분 가량 경기가 지연되는 등 어수선했던 점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소렌스탐의 ‘절대적 우위’가 다시 한번 입증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미현(28ㆍKTF)과 아마추어 위성미(15)가 나란히 3언더파 69타로 공동 8위에 랭크 됐으며 이미나(23)와 송아리(19ㆍ하이마트)가 2언더파 70타로 공동 11위에 자리잡는 등 모처럼 한국 선수들이 리더보드 상단을 대거 이름을 올렸다. 장정(25)과 정일미(33ㆍ기가골프), 박희정(25ㆍCJ)이 1언더파 71타로 공동 19위이며 한희원(27ㆍ휠라코리아), 김초롱(21), 강지민(25ㆍCJ)은 1오버파 73타로 공동 47위, KLPGA 상금 왕 자격으로 초청을 받은 송보배(19ㆍ슈페리어)는 2오버파 72타로 공동 63위에 그쳤다. 한편 한국 돌풍의 선두 주자였던 박세리(28ㆍCJ)와 박지은(26ㆍ나이키 골프)은 각각 3오버파와 5오버파로 공동 80위와 공동 106위까지 처져 체면을 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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