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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당국 간 7차 회담 기대감으로 최근 주가가 급등했던 현대그룹주가 실적까지 받쳐주며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13일 현대상선은 유가증권시장에서 가격제한폭인 14.84%(2,850원) 오른 2만2,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엘리베이터 역시 6.71%(4,300원) 오른 6만8,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현대그룹주가 급등한 데는 14일로 예정된 7차 남북회담의 기대감을 받은데다 실적부진의 고리를 끊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현대상선은 2ㆍ4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당기순이익이 2년 6개월만에 흑자전환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1조8,332억원을 기록해 1ㆍ4분기와 비교해 8.7% 증가했으며 영업손실은 669억원으로 1분기보다 절반(49.3%) 가까이 손실폭을 줄였다.
현대엘리베이터도 2분기 영업이익이 268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2.8% 늘었다. 매출액은 2,764억원(15.7%)을 기록했고 당기순이익은 27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현대상선에 대해“8월 운임인상까지 성공적으로 마친데다 컨테이너선 쪽은 3ㆍ4분기가 가장 성수기인 상황에서 실적이 크게 개선돼 기대감을 높였다”면서도 “3분기 실적 확인 전까지 대북 이슈와 계절성 랠리의 영향으로 단기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대엘리베이터는 현대상선의 최대주주이기 때문에 현대상선의 실적에 따라 오른 부분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현대상선의 실적으로 해운업계의 급격한 회복을 기대해서는 안된다고 조언한다. 강성진 동양증권 연구원은 “현대상선의 이번 실적은 영업에서는 크게 좋아진 게 없고 적자를 유지한 수준이기 때문에 대북사업과 관련된 기대감에 따라 주가가 급등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10분기 만에 당기순이익이 흑자전환한 이유는 영업 환경이 개선된 게 아니라 2분기 환율이 오르면서 외화환산 이익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원화부채가 많은 현대상선이 최근 원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부채규모가 줄어들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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