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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초점] ③ 아드보號, 한국축구에 남긴 발자취

비록 태극전사들이 월드컵 2회 연속 16강 진출문턱에서 좌절을 맛봤지만 지난 8개월여의 짧은 월드컵 준비 기간 속에서 사상 첫원정 승리 등 적지 않은 성과를 일궈냈다. 지난해 10월 7일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처음 소집돼 항해를 시작한'아드보카트호'는 이번 2006독일월드컵 축구대회 개막 직전까지 총 17경기(아시안컵예선, LA갤럭시 연습경기 포함)를 치러 9승4무4패의 성적을 거둔 뒤 독일 땅을 밟았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을 맡으면서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전술변화였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거스 히딩크 감독이 사용해왔던 전통적인 스리백(3-back)에 예리한 메스를 가해 4백(4-back)을 도입하는 모험을 단행했다. 히딩크 감독 역시 2002년 한일월드컵을 준비하면서 '포백 실험'을 해봤지만 전술 이해능력 부족과 유럽 팀을 상대하기에 밀리는 공격력 때문에 다소 수비 지향적인 전술을 취할 수 밖에 없어 '3-4-3 전술'을 기본 전략으로 채택했다. 더불어 강력한 체력단련 프로그램을 통해 90분 동안 지치지 않는 '스태미너'를키워냈다. 히딩크 감독의 선택은 적중했고, 강력한 압박과 쉬지 않고 뛰어다니는 기동력을앞세워 월드컵 4강 진출의 기적을 일궈냈다. 한국 축구는 '포스트 히딩크'의 공백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하면서 2명의 외국인감독이 잇달아 경질되는 '혼돈의 시간'을 거친 끝에 지난해 9월 '작은 장군' 딕 아드보카 감독을 맞이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의 취임 일성은 '공격축구를 앞세운 포백 구축'. 하지만 아드보카트 감독이 포백을 선언하고 나섰을 때 국내 축구전문가들은 '섣부른 실험'이라며위험성을 강조했다. 아드보카트 감독 역시 선수들의 전술 이해도를 보려고 초반 4차례 평가전을 스리백으로 치른 뒤 끈기 있게 포백라인의 완성을 목표로 선수들을 조련했다. 결과적으로 따지면 아드보카트 감독은 상대에 따라 스리백과 포백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선수들에게 심어주는 효과를 발휘했다. 지난 13일 G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는 토고의 투톱 공격수를 막기 위해 스리백을먼저 사용한 뒤 후반전부터 '4-2-3-1 전술'로 바꿔 2-1 역전 승리를 거뒀다. 2차전 상대인 프랑스전에서는 포백을 기본으로 1-1 무승부를 거두면서 전술적인탄력성을 대표팀에 심어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드보카트호가 남긴 또 다른 긍정적인 면은 '원정 월드컵'이라는 불리한 상황에서도 한국 월드컵 역사상 첫 원정경기 승리를 거뒀다는 것이다. 그동안 '유럽징크스'라고 불릴 정도로 유럽무대에서 유독 위축되는 모습을 보여왔던 한국 축구는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을 통해 자신감을 얻은 뒤 이번 독일월드컵에서 세계 정상급 팀들과 어깨를 겨뤄 '쉽게 이기기 힘든 팀'이라는 인상을 확실히 심어줬다. 비록 유럽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해 월드컵 2회 연속 16강 진출의 꿈을 이루지는못했지만 아시아 축구강국을 넘어 세계 정상급 대열에 낄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다는 게 무엇보다 소중한 성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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