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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재정위기 무풍지대 덴마크 가보니…

광장엔 시위대 대신 축제인파 "유로존 가입 안 하길 잘했네"<br>19세기 통화동맹 실패 교훈<br>환율·통화정책 등 독자 대응<br>경상흑자·低실업 '경제 짱짱'



SetSectionName(); 유럽 재정위기 무풍지대 덴마크 가보니… 광장엔 시위대 대신 축제인파 "유로존 가입 안 하길 잘했네"19세기 통화동맹 실패 교훈환율·통화정책 등 독자 대응경상흑자·低실업 '경제 짱짱' 코펜하겐=이혜진기자 hasim@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ImageView('','GisaImgNum_2','default','260'); (코펜하겐 시청광장 자료사진) ImageView('','GisaImgNum_3','default','260');

지난 3일(현지시간) 예수승천일을 기리는 축제가 열렸던 주말.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 시청광장을 가득 메운 젊은이들이 칼스버그 맥주병을 든 채 신나게 몸을 흔들고 있었다. 그리스 등 다른 유럽 국가에서 재정긴축에 항의하며 젊은이들이 연일 시위를 벌이는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시청광장에서 만난 한국 유학생 권필석(25)씨는 "덴마크에서는 경제위기를 전혀 느낄 수 없다"며 "청년들 대부분이 정부 재정지원을 받아가며 대학교에 다니고 있고 졸업 후에는 자연스럽게 취업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자신을 예페(47)라고 소개한 한 식료품가게 주인은 "유럽 국가에서는 경제파탄에 항의하는 시위와 데모가 연일 벌어지고 있지만 덴마크는 무풍지대"라며 "유로존에 가입하지 않은 것이 큰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을 강타한 재정위기의 삭풍을 비껴가고 있는 덴마크 경제가 새삼 주목되고 있다. 소규모 개방국가인 덴마크는 유럽 재정위기에 아랑곳없이 성장의 콧노래를 흥얼거리고 있다. 덴마크는 유럽연합(EU) 회원국이지만 유로존(유로화 통용 17개국)에는 가입하지 않아 환율을 다소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유로화에 대해 최대 2.25%까지 변동시킬 수 있는 '조정 가능한(adjustable) 고정환율제도'를 채택한 덕분에 경상수지 흑자를 이어가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유로존 가입으로 통화정책의 주권을 상실한 그리스ㆍ포르투갈 등 유로존 재정불량 국가와는 극명하게 대비된다. 1873년 창설된 스칸디나비안 크라운 통화동맹에 참여했던 덴마크는 동맹국 개별국가들의 경제력 차이로 동맹이 결국 무너지는 것을 경험하고 나서 자국통화 '크로네'를 고수하고 있다. 유승경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덴마크의 조정 가능한 고정환율제는 평소에는 환율 불확실성을 해소하면서 경제위기 때는 환율조정이 가능한 유연성을 갖췄다"며 "경제위기 때 예상치 않은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평가했다. 덴마크 경제는 탄탄한 산업 경쟁력에 환율혜택까지 더해지면서 2000년 이후 국내총생산(GDP) 대비 2~5%의 경상수지 흑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009년 말 달러당 5.0크로네 아래에서 움직였던 환율은 2010년 6.2크로네를 넘어서는 등 통화가치가 크게 떨어지면서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비율이 5.5%를 기록했다. 경상흑자 규모는 수출강국 독일과 함께 유럽 최고 수준이다. 올 들어 4월까지 경상흑자 규모는 312억크로네로 전년 동기의 189억크로네보다 65%나 급증했다. 실업률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도 2~4%대의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올 들어 3월부터 3.0%대의 실업률을 보이고 있다. 덴마크처럼 EU 회원국이지만 유로존에는 가입하지 않은 스웨덴ㆍ폴란드도 유럽 재정위기의 파고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덴마크 정치권에서는 유로존 가입 논의가 일고 있으나 유럽 재정위기를 경험한 국민들은 손사래를 친다. 덴마크 최대 은행인 단스케방크의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43.5%가 유로존 가입에 절대 반대한다고 대답한 반면 찬성은 25.5%에 그쳤다. 영국의 시사경제지 이코노미스트는 "덴마크 정치 지도자들은 유로존 정상회의에 참여하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며 "하지만 국민들의 반대가 심해 당분간 유로존 가입은 요원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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