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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시장에도 작전세력들 활개
입력2002-01-16 00:00:00
수정
2002.01.16 00:00:00
재건축 시장에도 주식시장처럼 작전세력이 개입, 매집 등을 통해 가격 급등을 부추긴 것으로 드러났다.16일 부동산중개업계에 따르면 최근 강남ㆍ강동구 등 인기지역의 재건축 추진단지를 중심으로 아파트 매물을 대거 매집해 가격을 끌어올리는 조직들이 활동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이들은 단타전매 등과는 달리 거래 과정이 전혀 노출되지 않는 교묘한 수법을 이용, 세무조사 등 정부의 강도 높은 투기조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문제의 심각성이 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어떤 수법인가
이들이 재건축 아파트 값을 끌어올리는 것은 마치 주식시장의 작전과 흡사하다.
전주(錢主)와 일부 부동산 업자들이 특정 단지의 매물을 매집, 가격을 단기간에 끌어올린다는 점이다.
적게는 4~5명에서 많게는 10여명으로 구성된 조직이 특정 단지의 매물을 1인당 5~10개씩 40~50개의 물건을 단기간에 사들이면서 가격을 조금씩 끌어 올리면 웬만한 대단지라도 매물이 씨가 말라 버리게 마련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 작전세력이 노리는 것은 가격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이 아니다. 바로 계약해지에 따른 위약금이 수익원이다.
일단 계약을 한 후 집값이 오르게 되면 집주인들이 위약금을 물고라도 계약을 철회하려는 심리를 이용한 것이다.
2억원 짜리 아파트에 1,500만원 정도의 계약금을 낸 후 집값이 계약금 이상 오르면 집주인은 차라리 계약을 해지하고 계약금 만큼의 위약금(1,500만원)을 물게 된다는 것이다.
이들은 또 집주인들의 계약 파기를 유도하기 위해 통상 계약금(거래가의 10%)보다 낮은 금액을 계약금으로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이는 거래 전단계에서 이뤄지는 것이어서 전매 등과는 달리 거래 사실이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도 특징이다.
◇강남 일대 집값 급등의 원인
업계에 따르면 이들의 주무대는 서초구ㆍ강남구ㆍ송파구ㆍ강동구 등 이른바 인기 지역들이다. 조금만 가격이 움직여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강남 일대에만 적어도 5~6개의 작전세력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난해 집값이 급등한 서초ㆍ강남ㆍ강동구 일대 저층 단지들은 대부분 집값 상승 초기에 이들 작전세력이 개입해 집값을 끌어올렸다"고 전했다.
더욱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현행 법상 이 같은 가격조작을 방지할 제도적 장치가 현실적으로 전혀 없다는 점이다.
실제로 계약이 성사되지 않고 중도에 해지 된 것이기 때문에 미등기 전매에 해당되지도 않을 뿐더러 표면적으로는 계약해지의 책임이 매도자측에 있기 때문이다.
정두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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