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위치 신세' 한국기업 품질 경쟁력 키워야 산다 [품질혁신 우수기업]국내기업들 6시그마 운동등 도입 큰 성과제조업 위주서 서비스·교육·공공부문 확산환경·리더십 포함한 '경영품질' 개념 정착 한기석 기자 hanks@sed.co.kr 관련기사 한국기업 품질 경쟁력 키워야 산다 후지제록스프린터스 오리온 ㈜건화 서울사이버대학교 바이오코아 아성플라스틱밸브 넥슨 제이에스지 씨에이팜 삼양테크 두현분말야금 삼양테크 리베라종합건설 우노앤우노 경민메카트로닉스 계린E&T 아이타올 폴티코리아 프로롱코리아 뿌리를 지키는 사람들 디에스티 세계인이 놀라워하는 예술작품 고려청자를 만든 명인의 비결은 무엇일까. 이승한 홈플러스 사장은 ‘품질관리’가 고려청자를 만들었다고 단언한다. “명인은 고려청자를 만들기 위해 수십년 동안 수많은 청자를 깨트려 부수고 버렸을 것이다. 그렇게 수없이 만들고 버린 과정이 없었다면 고려청자라는 명작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이 사장은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도 마찬가지”라며 “끊임없는 품질혁신을 통해 갖춰진 품질력이야말로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며 소비자의 신뢰를 통한 지속적인 성장을 담보한다”고 강조한다. 세계시장을 지배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크게 3가지가 있다. 기술력, 가격경쟁력, 품질이 그것이다. 선진국은 첨단 기술이 있고 후발 개도국은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이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샌드위치 신세가 돼버린 우리 기업이 추구해야 할 유일한 선택은 품질 경쟁력이다. 품질혁신의 대표 사례로 많은 사람들은 모토롤라와 GE를 든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모토롤라는 지난 1987년 품질혁신 프로그램인 6시그마(100만개의 생산제품 중 3~4 개의 불량품이 발생할 수 있는 품질 수준) 운동을 시작한 이후 1992년까지 5년간 제조공정의 불량률을 1백50배 이상 줄였다. 시작 당시 공정 100만개당 6,000개에 달하던 불량품을 1992년에 20개 정도로 줄여 제조부문에서 24억 달러, 비 제조부문에서 10억 달러 등 총 34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했다. 모토롤라는 총 투자비의 10배에 해당하는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한다. GE는 1995년 젝 웰치 회장이 신용카드 사업에서 항공기 엔진 제작사업, NBC 방송사업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업 분야에 6시그마 지표를 도입했다. 6시그마가 전 그룹에 확산되면서 1995년 13.6%였던 영업이익률이 1998년에는 16.7%로 올라갔다. 국내에서도 품질혁신을 위한 기업들의 노력은 끊임없이 전개되고 있다. 대성산업은 지난 2004년 주력인 에너지사업을 주축으로 사업을 확대하면서 경영혁신을 위한 진단을 실시했다. 그 결과 인재육성을 바탕으로 한 핵심역량 강화와 고객중심 경영을 통한 재무성과 극대화를 핵심과제로 도출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품질혁신 프로그램인 6시그마를 도입했다. 대성산업은 6시그마 도입 이후 첫해에만 순이익이 전년대비 32% 증가하는 성과를 냈다. 또 올해까지 4년간 11억원, 15억원, 16억원, 26억원 등 꾸준한 재무성과를 얻었으며 관리자 등 핵심인력을 각각 310명, 286명, 225명, 244명 배출했다. 대성산업 관계자는 “재무성과 등 수치로 드러나는 효과도 중요하지만 성과지향 문화 등 기존의 기업문화에 새로운 6시그마 문화를 융합할 수 있었던 게 크다”고 평가했다. 대성산업은 지난해까지의 1단계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오는 2009년까지 2단계 프로그램을 가동중이다. 품질혁신은 겉으로 드러나는 재무성과 차원을 벗어난다. 김수욱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자동차 구입에 얽힌 일화를 소개하며 품질의 중요성을 설명한다. 자동차를 새로 산 고객이 차에 문제가 생겨 서비스센터를 몇번씩 오가며 불친절한 서비스를 받은 경우 고객이 불평을 한다고 해서 자동차 회사가 받는 직접적인 손해는 크지 않다. 하지만 이 고객의 불쾌했던 경험은 결국 회사에 큰 손해를 끼치게 된다. 김교수는 “한 고객의 불쾌했던 경험은 평균 10~15명에게 전달돼 그만큼의 신규고객을 잃는 결과를 가져온다”며 “일반적으로 신규고객 창출에 드는 비용은 기존고객의 재구매를 유도하는 데 드는 비용의 5~6배 수준”이라고 말했다. 오늘날 품질혁신은 제조업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다. 최근 들어 품질혁신은 서비스ㆍ교육ㆍ공공부문 등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환경ㆍ윤리ㆍ리더십까지 평가에 반영하는 ‘경영품질’의 개념으로까지 커지고 있다. 커피전문점으로 유명한 스타벅스는 처음 국내에 진출할 때 전국적으로 점포를 개설하지 않고 서울에서도 가장 유동고객이 많은 시청ㆍ광화문ㆍ종로를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점포를 냈다. 그리고 그곳에 그들의 품질역량을 집중하는 이른바 거점초토화 전략을 시도했다. 김교수는 “스타벅스의 신선한 이미지와 양질의 서비스가 일반인들에게 각인되고 구전돼 제2ㆍ제3의 거점지역을 차례로 수월하게 공략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품질혁신은 어떻게 추진해야 되나. 김정만 LS산전 부회장은 품질 경쟁력 확보를 위한 선행조건으로 4가지를 제시한다. 첫째, 고객중심으로 사고의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 공급자 중심이 아닌 고객중심으로의 사고 전환 없이는 고객을 만족하는 고품질의 제품이 나올 수 없다. 제품개발부터 설계ㆍ제조ㆍ출하 단계를 거쳐 최종적으로 고객에게 인도되는 마지막 순간까지 고객의 입장에서 무결점 제품이 제공돼야만 선진제품보다 차별화된 품질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둘째, 부품의 품질확보가 이뤄져야 한다. 3만여 개의 부품들을 조립해 생산하는 자동차나 수십만 개의 정밀한 부품들이 모여서 조립되는 항공기의 경우, 그 어느 하나라도 품질이 확보되지 않은 부품을 사용하게 되면 그 제품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엄청난 품질사고를 일으킬 수도 있다. 셋째, 제품의 신뢰성 품질이 확보돼야 한다. 차별화된 경쟁력과 성능을 가지고 있더라도 초기고장이나 고장률이 높으면 손실비용이 증가함은 물론, 제품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고 기업에 대한 신뢰도는 떨어져 궁극적으로 시장에서 홀대받을 수밖에 없게 된다. 따라서 설계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신뢰성품질 확보활동 즉, 설계단계에서부터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개발 프로세스를 재정립하고, 설계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한 신뢰성 시험법 등을 개발해 제품 고장률을 최소화하고 제품수명을 연장시키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넷째, 품질문제와 관련되는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 지난 2002년 7월 제조물책임법이 시행되면서 품질문제에 대한 기업의 합리적인 근거 및 데이터 확보가 중요시되고 있다. 고객이 이해하기 쉽게 카탈로그와 사용설명서를 잘 만들어야 하고, 제품에 경고라벨을 부착해 오용을 방지함으로써 안전사고를 사전에 예방해야 한다. 김부회장은 “이같은 품질혁신은 결국 조직 구성원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업은 전 조직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전사적인 품질경영활동이 이뤄지도록 시스템 경영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입력시간 : 2007/09/27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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