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경영에 필요한 중장기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주식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금융상품을 발행하고 있다. 그리고 이에 따라 자본시장에 참여하는 투자자의 유형과 규모 또한 다양해졌다. 성공적인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투자자들이 자신이 투자할 기업의 재무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해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
일반적으로 국내 자본시장에서 상장기업이 재무상태를 보고할 때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라 자산이나 부채를 측정하는 방식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번째는 원가를 적용하는 것이고 다음으로는 공정가치(시가)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다. 어느 기준을 적용할 것인지는 거래 방식이나 사용 목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업이 보유한 채권이나 주식은 단기자금 운용이나 투자차익실현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공정가치로 측정한다. 반면 기업에서 물건을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기계장치 등의 경우는 원가로 측정한다. 사용하는 기간에 기계 취득 원가를 배분하는 것이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공정가치는 시장에서 특정 시기에 거래되는 가격을 의미한다. 현재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상품이라면 공정가치를 파악하기 쉽겠지만 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물건은 이런저런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시가를 추정할 수밖에 없다. 기업의 재무성과 보고서에 있는 매각예정자산, 비상장주식 등이 공정가치 추정의 대상이다. 하나의 사례로 A라는 기업이 자산으로 비상장주식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A기업은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그 주식의 공정가치를 측정하게 되는데 기업이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시장을 전망한다면 해당 주식의 공정가치 결과는 실제보다 상당히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이 공정가치를 산출하기 위해 적용하는 변수들에는 모두 편차가 존재한다. 편차에 대해서는 재무보고에 반영하도록 돼 있다.
이처럼 국내 자본시장이 IFRS를 도입하고 난 후부터 공정가치를 산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확실성으로 기업의 손실과 이익, 자본의 변동성이 등이 과거보다 높아졌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기업이 공시한 재무상태와 경영성과가 추정된 수치라는 사실을 반드시 알아둬야 한다. 추정된 공정가치 수치는 확정된 것이 결코 아니다. 최근처럼 저성장 기조 속에서 단기 실적이 사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경영 환경을 고려한다면 기업이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시장 환경을 예상한 것은 아닌가 항상 예의주시해야 한다. 특히 자산이나 부채를 기업이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대해 항상 예의주시해야 투자 실패를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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