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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IB는 왕따?

[M&A·IPO 주관사 선정 경쟁]<br>자본시장법 국회 문턱 못넘고 대형 M&A 딜은 외국계 IB에 밀려


국내에서 인수합병(M&A)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지만 국내 투자은행(IB)들은 '왕따'를 당하는 분위기다. 제도적 기틀에 해당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데다 시장에서는 외국계 IB들에 밀려 대형 M&A 딜에서 소외되는 이중고에 시달리는 탓이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18대 마지막 국회에서 자본시장법 개정안 통과를 위해 시간을 쪼개가며 백방으로 뛰고 있지만 업계 분위기는 이미 식을 대로 식었다. '자본시장법=헤지펀드'라는 잘못된 편견에 막혀 '정권 말에 어렵지 않겠느냐'는 패색이 짙다.

국내 증권사들은 이미 법 통과를 가정하고 증자를 마친 상황이다. 지난해 말 대우증권ㆍ우리투자증권ㆍ삼성증권ㆍ현대증권ㆍ한국투자증권 등 5개 대형 증권사는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요건을 맞추기 위한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하지만 자본시장법 국회통과가 늦어지면서 대규모 증자는 결국 자기자본이익률(ROE) 하락의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자기자본을 3조원 이상으로 늘린 IB에 대해 프라임브로커 서비스 등 신규 IB 업무를 허용했지만 법 통과를 낙관하기 어려워지면서 늘린 자본금만큼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는 데 비상이 걸렸다. 가뜩이나 자기자본 활용도가 떨어지는 증권사들은 정부 말만 믿고 증자로 늘린 자금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해 속앓이를 하고 있다.

반면 M&A 업계는 점점 외국계 중심으로 판이 짜이는 추세다. 대형 딜의 경우 국내 고객도 국내 IB보다 트랙레코드가 많이 쌓인 외국계 IB를 선호하면서 아예 시장에 끼어들지도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실제 웅진홀딩스의 웅진코웨이 매각, 유진의 하이마트 매각 등에서 국내 IB들은 매각주관사 선정 자체를 알지도 못하는 '왕따' 신세가 되기도 했다. 웅진코웨이 매각과 하이마트 매각은 각각 골드만삭스, 씨티글로벌증권이 대표주관사를 맡았다.



이런 현상은 대형 딜일수록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업계는 국내 IB와 외국계 IB의 실력 차이보다 인식의 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외국계 IB의 경우 해외 인수자 풀을 더 많이 확보하고 M&A 관련 경험도 풍부하다 보니 실패 확률이 더 낮을 것이라는 인식이 많다"며 "정부나 공공기관의 경우 국내 IB 육성을 위해 일부러 국내 IB를 딜에 포함시키기도 하지만 민간시장에선 국내 IB가 절대적인 약세"라고 말했다.

정치권은 18대 국회에서 자본시장법이 통과되지 못할 경우 19대 국회에서 다시 추진하면 된다는 입장이지만 업계는 IB 시장 사정이 그리 여유롭지 않다는 입장이다. 국내시장에서도 국내 기업 소외가 심각한 상황에서 시간을 늦추면 늦출수록 외국계 IB의 독식만 더 심화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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