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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운용씨 횡령ㆍ수뢰기법 “기가막혀”
입력2004-01-28 00:00:00
수정
2004.01.28 00:00:00
김호정 기자
횡령ㆍ배임수재 등의 혐의로 28일 구속 수감된 김운용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의 횡령 및 수뢰기법이 일반인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뻔뻔하고 치밀하게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수사결과 김 부위원장은 세계태권도연맹(WTF)와 국기원, 세계경기단체총연맹(GAISF) 등 자기 손으로 일궜다고 자부하는 단체들의 공금 38억원을 마치 자기 돈처럼 마구 써댔다. 그는 개인비리에 대한 변호사 선임부터 출판기념회, 개인비서 임금 및 보너스, 딸의 음악회 입장권 구입까지 모두 공금으로 지불했다. 또 직위나 이권을 미끼로 먼저 수억원대의 사례금을 요구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단체 공금은 내 돈=김 부위원장은 자신이 관여하는 체육단체를 위해 지원된 후원금과 기부금을 갖가지 방법을 써 빼돌렸다. 김 부위원장은 2001년 3월 전국경제인연합회에 WTF 지원금을 요청, 3억원을 받은 뒤 이중 1억원을 비자금 계좌로 빼돌려 아들의 변호사 비용 등에 사용했다. 또 같은 해 6월 삼성스포츠단으로부터 받은 WTF와 GAISF 후원금 4억원도 착복했다.
스포츠단체 지원금의 `배달사고`도 김 부위원장이 자주 써먹은 수법. 시드니 올림픽이 열린 2000년 WTF에 지급된 366만여달러의 올림픽 배당금 가운데 31만달러 가량을 빼돌렸으며 2001년에는 WTF에 대한 지원금으로 지출된 국기원 공금 4억원을 자신의 주머니로 집어넣었다. 또 부산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가 2000년 9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에 주기로 한 기부금 30만달러 가운데 20만달러도 중간에 가로챘다.
◇뇌물요구도 서슴지 않아=김 부위원장은 99년 2월 대한태권도협회 및 세계태권도연맹의 후원사인 아디다스코리아 김모사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후원계약을 연장하려면) 한 장을 준비해 만나자”고 먼저 요구한 뒤 1억원을 받았다. 2001년에는 부산 동성여객 대표 이광태(구속)씨로부터 한국올림픽위원회(KOC) 위원 선임 대가로 1억3,000만원을 받아 챙겼다. 같은 해에는 스포츠의류업체인 훼르자로부터 대한체육회 공식공급업체 지정을 대가로 3만 달러를 받기도 했다.
◇검찰 76억원 재산 압수=검찰은 김 부원장의 집과 대여금고에서 압수된 미화 137만달러, 1,300만엔, 9만3,000유로 등 외화와 37억원 상당의 원화 및 양도성예금증서(CD), 10억원 상당의 보석류 199점, 29억원 상당의 정기예금 등 총 76억원 상당의 현금성 재산을 압수했다.
검찰은 압수한 재산 전액이 공직자 재산등록에서 누락된 것으로 김 부위원장이 이들 재산을 부정한 방법으로 형성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김호정기자 gadget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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