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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들도 중국行 제조업 공동화 심화

국내 기업의 중국 진출 러시가 위험수준을 넘고 있다는 경보가 잇따라 울리고 있다.과거에는 중소기업 위주로 소규모로 이뤄지던 중국 이전이 최근에는 국내 기업환경 악화와 맞물려 대기업 주도로 대형화, 가속화하고 있어 국내 제조업 공동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21일 산업자원부와 재계에 따르면 올들어 6월말까지 국내 기업의 해외직접투자 규모는 5억9,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2% 감소했다. 그러나 중국에 대한 직접 투자는 오히려 43.3%나 증가한 4억3,000만달러에 달해, 전체 투자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72%)이 사상 최초로 70%대를 넘어섰다. 더욱 심각한 것은 중국 투자의 중심이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 투자규모의 급증에도 불구하고 투자건수가 500건으로 지난해에 비해 오히려 3.8%나 감소하고, 건당 투자규모가 68만달러에서 86만달러로 26.4%나 늘어나는 등 대기업의 중국행이 가속화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PC제조라인의 중국 이전을 결정했으며, 기아자동차는 중국 장쑤성 옌청 공장에 30만대 규모의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또 효성과 코오롱 등 국내 화학부문 대기업들도 저장성 자싱시와 장쑤성 난징시에 대규모 설비투자를 계획하는 등 대기업의 `탈한입중(脫韓入中)`이 가속화하고 있다. 한국 제조업에 대한 중국경제의 흡입력이 강화되면서 국내 설비의 중국 이전 결정을 내린 국내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조차도 제조업 공동화를 우려하고 있다. 지난 주말 용평에서 열린 `한국CEO포럼 제2회 컨퍼런스`에서 변대규 휴맥스 사장은 “개별기업 입장에서는 글로벌 차원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중국 진출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 됐다”며 “일부 저가 품목의 중국 이전을 검토 중”이라고 소개했다. 또 4대그룹 금융계열사의 한 CEO도 “중국으로 가는 것은 불가피하며, 생각보다 급속도로 중국 이전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이날 컨퍼런스에 참가한 모건 스탠리의 앤디 시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기업의 설비투자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대기업이 중국에 투자하기 때문”이라며 “앞으로도 한국기업의 중국이전은 계속 이뤄질 것이고 이에 따라 한국의 경제도 빠르게 성장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주무부서인 산자부는 대 중국 투자 확대는 한국 상품의 수출시장 개척을 위한 선택일 뿐이며, 한국 제조업의 공동화 역시 아직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는 반론을 펴고 있다. 산자부에 따르면 2001년 중국과의 상품 교역에서 발생한 무역흑자는 31억2,000만달러인데, 이중 63.8%는 한국 기업이 중국에 투자한 현지기업에 판매해 발생했다. 산자부 관계자는 “대 중국 투자가 현지기업과 국내 기업간 원자재ㆍ부품 등의 거래를 통한 수출수요 확대 창출이라는 선순환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생산거점을 중국으로 옮기더라도 원부자재 공급 등은 국내에서 이뤄지도록 연계성을 높이는 방안을 정부 차원에서 마련 중”이라고 덧붙였다. 산자부는 또 지난해말 현재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제조업 비중은 33.4%로 97년(29.5%)과 99년(31.8%) 보다 높아 제조업 공동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박천호기자, 조철환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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