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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브랜드가 없다(사설)

한국상품들이 미국시장에서 어깨도 제대로 펴지 못하고 있다 한다. 우리나라 제품들이 세계적으로 일류가 거의 없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비록 사실이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상품의 품질이 뒤져 있다는 얘기는 들어서 그리 기분 좋을 바는 못된다.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 한 홈 쇼핑사와 마케팅 조사기관이 공동으로 가정용품에 대한 미소비자들의 1백대 브랜드 인지도를 조사했다. 조사결과 한국상표는 하나도 포함돼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실망을 안겨 주고 있다. 대상 가정용품은 가구·직물·식기·주방용품·소형전자제품·가전·전자제품 등 7개 부문이다. 대상자는 중산층 여성소비자들로 남성이 배제돼 순위에 다소 의문점도 있으나 대상품목을 주로 여성이 구입하고 있다는 점에서 신뢰도는 높다고 할 수 있다. 종합선호도의 1백대 브랜드를 보면 제너럴일렉트릭(GE)과 러버메이드가 공동 1위를 차지했다. 3위는 터버웨어, 4위 블랙 앤드 데커, 5위 켄모어 등의 순이다. 일본상표로서는 파나소닉과 소니가 20위안에 들었으며 샤프·닌텐도·미쓰비시·히타치 등이 1백대 상표에 포함됐다. 이밖에 이탈리아·네델란드·영국·독일 등의 상표도 들어 있으나 미국상표가 압도적으로 많다. 브랜드의 명성과 인지도는 1∼2년안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히트상품이 아닌 한 적어도 5년, 또는 10년 정도는 소요된다. 우리나라가 수출입국을 선언한지 벌써 30년이 넘었다. 미국은 지난 30년이래 한국의 최대 수출 대상국이다. 이같은 관점에서 볼 때 이번 조사결과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제는 중·저가제품중심의 소나기식 수출도 한계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미국 수입시장의 경쟁국별 마케팅셰어를 보면 이를 뒷받침한다. 한국제품의 시장 점유율은 95년에는 3.23%였으나 96년엔 2.86%로 떨어졌다. 대만도 3.87%에서 3.78%로 하락했다. 그러나 낙폭이 우리보다 크지 않다. 일본도 대미수출이 줄면서 16.49%에서 14.56%로 거의 2% 포인트나 떨어졌다. 반면 중국은 6.08%에서 6.51%로 증가했다. 우리는 중·저가품에서는 중국에 밀리고 고가품에서는 일본을 따라가지 못하는 형세다. 숫제 경쟁력을 잃어버린 셈이다. 지금은 국경없는 경제전쟁시대다. 가격이나 품질, 어느 한가지라도 경쟁력이 없이는 살아남지 못한다. 이미 가격에서는 후발 개도국과 도저히 경쟁을 할 수 없게 됐다. 남은 길은 품질밖에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디자인 개발, 기술개발에 힘을 쏟아야 하고 싸구려라는 인식도 벗겨야 한다. 안방차지도 개방의 물결로 외국의 브랜드 상품에 넘겨줘야 할 처지다. 일류가 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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