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불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마당놀이. 이번에는 마포에 사는 고리대금업자 이야기를 담은 ‘마포 황부자’가 관객들을 찾아간다. 작품은 중장년층이 주요 관객이었던 마당놀이에 젊은 관객들의 관심을 끌기위해 세익스피어의 희곡 ‘베니스의 상인’을 각색했다. ‘허삼관 매혈기’ ‘벽속의 요정’ 등을 통해 깔끔한 필법으로 주목받고 있는 작가 배삼식이 16세기 이탈리아를 조선시대로 바꿔 한국적인 색채가 물씬 풍긴다. 동네 최고의 부자이자 전국 제일의 구두쇠 황득업과 무남독녀 황만금, 앙숙인 김부자와 그의 아들 김무숙이 등장인물. 막이 오르면 무대는 팔도 구두쇠 경연마당이 펼쳐진다. 서울 자린고비, 개성 깍쟁이는 근처엔 얼씬 할 수 없을 정도로 소문난 구두쇠 황득업. 노랭이가 된 데는 젊은 시절 아픈 사연이 있어서다. 의원을 부를 돈이 없어 아내와 사별한 황득업은 돈을 빌려달라는 청을 거절한 ‘김부자’를 원망하며 돈을 긁어 모아 동네 최고의 부자가 된다. 마침 원수 집안인 김부자의 7대 독자 김무숙이 사업자금이 모자라다며 황부자를 찾아와 돈을 빌린다. 그는 시일 내에 갚지 못하면 자신의 몸에서 살코기 한근을 떼주겠다는 조건으로 계약을 한다. 그 와중에 황만금은 김무숙과 사랑에 빠진다. 81년 첫 선을 보인 이래 일반 관객들의 인기와 사랑을 받아온 마당놀이는 구성진 노래와 흥겨운 춤이 곁들여진 한판 놀이마당이며, 현대의 사회상을 담고 있는 극은 교훈과 지혜를 전해준다. 이번에는 금광 개발붐, 한양천도, 뉴타운투기, 벤처투자 등 현대 사회의 문제점을 풍자와 해학으로 풀어냈다. 그밖에도 30대의 황만금과 이십대의 김무숙의 사랑을 통해 나이 차를 극복한 요즘의 ‘연상녀-연하남’ 커플 등 오늘날의 세태를 반영했다. 이번공연에서도 마당놀이 하면 떠오르는 배우들인 윤문식(황득업), 김성녀(황만금) 등이 등장해 입담과 재치로 관객을 휘어잡는다. 18일부터 12월 18일까지 장충체육관 (02)747-5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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