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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외환개입 본격화... 엔화 급락

일본의 무역수지 흑자가 대폭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일본 정부가 엔화 가치를 떨어뜨리기 위해 적극 개입에 나서고 있다.또 미국과 유럽도 이같은 일본의 엔화 약세 정책에 동조하고 있어 당분간 이들 통화에 대한 엔화의 약세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일본 엔화는 21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일본은행이 달러화 매입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때 지난 주말보다 3엔 이상 떨어진 120엔대 중반까지 급락했다. 엔화가 122엔대에 진입한 것은 지난 7일 이후 2주일만에 처음이다. 일본은행의 시장개입은 대장성이 5월중 무역흑자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다는 발표 직후 이루어졌으며 개입 규모는 30~45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시장관계자들은 추산했다. 대장성에 따르면 5월중 일본의 무역흑자는 전년동기 대비 31.5%가 급감한 8,343억엔(69억5,000만달러)으로 2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무역흑자가 2개월 연속 감소한 것은 지난 97년 1월 이후 처음이며 감소폭도 지난 96년 8월(35.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수출입 모두 감소했으나 수출이 11.8% 줄어든 반면 수입 감소폭은 3.3%에 그쳐 흑자액이 대폭 축소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미국에 대한 흑자는 14.9%가 증가한 5,220억엔(43억5,000만달러)으로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나타내 대미 무역 불균형은 오히려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엔화 시세는 1·4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높은 1.9%를 기록하자 117엔대까지 상승하는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엔화 강세 진화에 즉각 나서 지난 2주일새 4차례 이상 달러화를 매입하는 적극성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지난주 독일 쾰른에서 열린 G8 정상회담에서 세계 지도자들은 일본 정부가 경기회복에 적극 나서줄 것을 주문했고,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총리도 경제 성장을 위해 모든 수단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따라 미국으로서는 무역수지 불균형에 대한 부담은 있지만 일본의 경기부양을 위해 엔화 가치 하락을 용인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출범 이후 처음으로 지난 18일 엔화를 팔고 유로화를 사들이는 시장 개입에 나서는 등 엔화 약세에 공동보조를 취하고 있다. ECB의 이날 시장 개입은 일본은행의 요청으로 이루어졌지만 그동안 내심 유로화 약세국면을 벗어나고 싶어하던 유럽과 서로 입장이 합치됐기 때문이다. 유로화는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지난 주말 유로당 122.73엔에서 4엔 이상 상승한 126엔대를 기록하며 엔화에 대해 강세를 유지했다. 시장관계자들은 일본의 경기회복 지연과 무역흑자폭 축소에 따라 일본은행의 시장개입 의지가 강해 향후 엔화 가치의 추가 하락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ABN 암로은행의 외환전문가 다카노 수지씨는 『일본은행이 120엔대 이상에서 시장에 개입했다면 실제 원하는 목표대는 이보다 높은 수준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형주 기자 LHJ303@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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