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고리 따라 론스타수사 본류 진입 엘리어트 朴대표 계좌추적 정·관계 로비 여부 수사론스타 압수물 분석 BIS조작등 방증자료 확보키로뇌물혐의 드러나면 매각 핵심책임자 줄소환 불보듯 이병관 기자 comeon@sed.co.kr 9일 검찰이 외환은행 매각을 실무 지휘했던 태스크포스(TF)팀장 전모씨 등 2명을 전격 구속한 것은 지난 2003년 론스타로의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검찰은 지난 주 후반까지만 해도 당분간 론스타 수사는 147억원 탈세 및 860만달러 외화밀반출 등 투 트랙으로만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었다. 론스타 수사의 본류로 여겨지던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은 감사원 감사가 진행되고 있는데다 당시 금융 유동성 위기 여부 등 정책적 판단이라는 요소도 있어 만만치 않은 수사였기 때문에 시간을 충분히 두고 장기전으로 임한다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지난주 말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서 은행 핵심 관계자와 매각 자문사간 검은 돈의 연결고리가 드러나면서 외환은행 헐값매각 수사가 전면에 나서게 된 것이다.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이날 "외환은행 측과 매각 자문사인 엘리어트홀딩스간의 뇌물 관계가 드러남에 따라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에 대해 본격적으로 수사할 수밖에 없게 됐다"며 "감사원이 의뢰한 엘리어트홀딩스의 계좌추적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의 외환은행 매각수사는 크게 두 갈래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는 이날 특경법상 뇌물 증재 혐의로 구속된 전씨와 박모 엘리어트홀딩스 대표를 정점으로 한 정ㆍ관계 뇌물 상납 고리다. 검찰은 이들 두 사람은 깃털에 불과하고 은행 헐값매각을 주도한 몸통은 따로 있다고 보고 있다. 감사원이 밝혔듯 박모 대표가 외환은행으로부터 받은 자문료 12억원 중 6억원이 50개 계좌로 분산돼 들어갔는데 이 6억원이 정관계 윗선을 향한 뇌물이나 로비자금으로 쓰였을 것이란 의혹이다. 이미 외환은행 당시 경영전략부장으로 외환은행 매각을 실무 지휘했던 전모 팀장이 6억원 자문료 중 수억원을 받은 것으로 검찰 수사결과 알려졌다. 자문료가 50개 계좌로 분산된 점, 전씨가 받은 돈이 수억대에 이른 점 등을 감안할 때 전씨가 또 다른 외환은행 고위관계자에게 일부 돈을 전달했을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외환은행 측이 또 다른 로비스트를 이용해 정ㆍ관계에 돈을 살포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검찰은 전씨를 축으로 외환은행 측의 뇌물 고리와 함께 박씨에 대한 계좌추적을 통해 정ㆍ관계 인사 중에 누가 돈을 받았는지를 집중적으로 캐나간다는 방침이다. 검찰 수사의 또 하나 갈래는 론스타 관계자 및 압수물 분석을 통한 외환은행 헐값 매각의 실체를 밝혀나간다는 것이다. 채 기획관이 이날 "론스타 관련 출금자가 확대될 수 있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론스타 파주 창고 등을 압수해 입수한 수백박스의 관련 자료를 포함해 론스타 본사와 한국 법인간 e메일 분석 등을 통해 헐값매각 및 정부 및 외환은행 관계자의 BIS 비율 조작에 대한 결정적 증거 및 방증 자료를 확보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검찰은 정부 당국자와 외환은행 측이 매각을 위해 외환은행 BIS 비율을 조작했는지, 했다면 누가 지시 및 공모했는지를 밝혀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번에 외환은행의 뇌물 고리를 발견함으로써 매각 의혹에 대한 수사가 본궤도에 진입했다고 보고 있다. 뇌물 혐의가 드러난 만큼 매각 과정에서 조작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고 이에 따라 고위당국자의 소환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의 조사를 받았던 김석동 재경부 차관보, 변양호 보고펀드 대표, 이강원 한국투자공사 사장 등 당시 핵심 매각 책임자의 줄소환이 예견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입력시간 : 2006/04/09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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