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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융시장 상황 장기불황 초기 日과 닮은꼴

은행 대출증가율 하락·국고채 비중증가등

은행들의 대출 증가율은 떨어지고 국고채 등 안전자산의 비중은 늘어나는 등 최근의 금융시장 상황이 장기불황 초기의 일본과 닮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떠다니는 단기자금이 늘어나고 있는 것 역시 지난 90년대 초 일본과 닮아 있다는 지적이다. 함정호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 원장은 “우리나라는 일본과 달리 부동산 버블 정도가 심하지 않지만 현재 나타나고 있는 금융시장의 현상들은 장기불황 초기의 일본과 흡사한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올 상반기 기준 예금은행의 대출금 잔액은 560조9,608억원으로 상반기 중 22조7,000억원 늘어나 4.2%의 증가율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특히 산업대출금 증가율은 3.9%에 불과했다. 이 같은 수치는 지난해 상반기 산업대출금 증가율(11.4%), 총대출금 증가율(9.1%)에 비해 현격히 줄어든 것. 일본 역시 80년대 말 12%에 달했던 대출 증가율이 90년대 초 들어 5% 아래로 급락한 경험이 있다. 또 은행들의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두드러지면서 국채 보유비중이 날로 늘어나는 것도 비슷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95년 5조4,800억원 가량에 불과했던 은행의 국채 보유액은 지난해 38조3,740억원으로 급격히 불어났다. 특히 올들어 채권시장 쏠림현상이 두드러지면서 보유액은 크게 늘어났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같은 현상은 은행 구조조정의 본격화로 BIS비율 준수를 위해 대출을 줄이고 국채 보유를 늘렸던 일본과 닮은 꼴이라는 분석. 또 일본에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증대와 투자처 부재로 90년 초 6~7%에 머물렀던 금융자산 대비 단기 부동자금 비중이 95년 이후 10%를 상회하는 등 단기 부동자금(현금ㆍ유동성예금ㆍCD)이 크게 늘어났던 현상이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재현되고 있다. 6월 기준 6개월 미만 단기수신 자금규모가 400조원에 육박, 사상 최고를 기록한 데 이어 최근 콜금리 인하 이후 시중자금이 MMF 등 투신권의 단기 금융상품으로 빠르게 옮아가고 있어 단기 부동화 심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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